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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Apr 30. 2021

지배자들이 반페미 저항에 대응하는 다음 단계

갈라치기

일전 시리아 아사드 정권 이야기를 하며

"지배자들이 저항을 상대하는 몇 가지 단계"에 대해 언급했던 바 있다.


처음 지배자들은 저항이라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저항 지우기"가 누가 보아도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가 되어버리게 되면 지배자들은 마지못해 저항세력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페미니즘 지배자들의 상황이 딱 여기에 와 있다. 이들도 '페미니즘에 대한 저항세력의 존재' 자체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중권 교수의 활약(?)으로 인해 '저항 지우기/무시하기' 방침을 고수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럼 이다음 수순은 무엇일까? 

저항세력의 존재 자체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아사드 정권이 보였던 반응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지금 정부에 문제의식을 가진 많은 시리아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리아 정부는 국민들의 문제의식을 진중하게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항'을 외치는 시리아인들 중에는 서방과 이스라엘의 사주를 받은 더러운 테러세력 역시 다수 섞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아 정부는 선의에 기반한, 건설적인 문제의식을 제시하는 선량한 국민들의 말에는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하지만 외세의 사주를 받아 시리아를 어지럽히려는 게 목적인 사악하고 타락한 불순분자들의 말에는 결코 귀를 기울이지도, 꺾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갈라치기."



...

페미니즘 반대자들의 엄청난 물결들이 하나로 합쳐져 있을 경우 정면 싸움으로는 이를 도~저 히 무찌를 수 없는 단계까지 상황이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페미니즘 지배세력들은 아마 페미 반대 세력을 둘로 나누려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이 수용할 수 있는 온건한 이들과 '사회를 어지럽히려는 불순한 반동분자들'을 구분 지으려 하는 것이다.


아마 그들은

"워마드를 비롯한 일부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과격한 방법론엔 다소간의 문제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페미니즘 그 자체는 여전히 숭고하며, 큰 틀에서 남성이 수혜자이고 여성은 피해자였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도, 부정해서도 안된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과격했던 방법론 선에서만 존재한다."   


정도의 양보점을 제시하며 '이를 수락할 수 있는 온건한 안티 페미'들을 물색하려 들겠지..


당신이 좋아하건 싫어하건, 현제 이준석은 모든 페미 반대 세력들을 대표하는 포지션에 올라와 있다. 이 사람이 처신하는 그 하나하나에 모든 저항세력의 향후 진로가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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