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Jun 15. 2021

페미는 못생긴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 싫다고??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논리들도 한 번쯤 추슬러 볼 때가 되었다.

페미를 까는 논리도 참 다양한데, 지금까진 함께 페미에 맞선다는 이유로 이 논리 저 논리 그냥 다 포용해 왔지만 이젠 슬슬 어느 정도의 차이와 이견을 드러내 볼 시기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나는 전부터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을 "남자는 남자여야 하고 여자는 그저 여자여야만 하는 전근대적 가치의 회귀"로 환원하려는 일부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의 방향성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음을 누차 밝혀왔던 바이다.


동의할 수 없는 페미 비판은 이 말고도 또 있다. 페미 비판 진영이라면 좌우를 막론하고 항상 나왔던 이야기인데..

"페미니즘 하는 여자들은 다 뚱뚱하고 못생긴, 도태된 여자들이라서 싫어! 예쁜 여자는 페미 안 해."

... 이거 한끗만 돌려보면 어떻게 되지? ㅇㅇ그래 소추 소심("페미 까는 남자들은 다 여자들한테 인기 없는 도태 한남 찐따들이야. 고추가 작거든ㅋㅋㅋ")

...

... 이념의 모순점이 아닌, 주장자의 '약자성'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데 필자와 같은 조커 아서 플랙 찐따 출신이 아닌, 좀 놀아봤다는 인싸 출신 리버럴들이 저런 식의 비판 화법을 주로 구사하더라. 반면 필자와 같은 조커 출신 비판자들은 결국 자신을 향하는 반격으로 바로 돌아올 것을 알기 때문에 저런 식의 비판은 쉽사리 꺼내 들지 못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런 "놀아본 인싸들"식의 화법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페미냐 안페냐 여부를 떠나서 발화자가 진보좌파 쪽 사람이라면 저런 식의 화법은 더더욱 용서되어선 안 될 것이다.('진보좌파 쪽에서' 저런 화법을 무수히 많이 들어왔다. 다 기억한다 더러운 인싸 리버럴 위선자들 같으니라고..)


어째서 발화의 내용이 아닌, 메신저가 가진 약자성이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더더군다나 진보좌파의 입장에서!


까놓고 말해서 페미니즘 하는 여자들 루저 아니다. 오히려 반대지! 이미 남 부러울 것 없이 잘 나가는 귀족 부르주아 출신 여성들이 이 바닥의 주류이며 이들은 매번 하급 노동계층 찐따 남성이 지하철에서 시선 강간을 시도했노라며 자신을 약자로, 연민의 대상으로 여겨달라 징징거리지.


만약 누구의 말마따나, 페미니즘이 정말 패배자 여성들의 가련한 하소연이었다면, 내가 페미니즘을 이렇게까지 경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강자였기 때문에 미워하게 된 것이고 사상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내가 대안우파 친구들에게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는 역시 그들에게서 나는 약자의 향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음모론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