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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15. 2021

여가부 폐지 100분 토론

성공한 정공법

제 글을 봐 오신 분들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젠더 관련 논쟁에서 필자가 항상 마르고 닮도록 강조해 왔던 부분.


페미니즘(여기부)의 성역성 자체를 정면돌파할 용기가 없어서 "페미니즘(여가부)은 그 자체로 신성하지만 이를 행하는 사람이 일들을 똑바로 하지 못했다."는 논리로 접근하면 "그럼 그 신성한 페미니즘(여가부)을 더욱더 강화하여 그런 부족한 면이 더 이상 나타날 수 없게 해야 하겠네요?^오^" 식의 반격에 끝없이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거.


이를 토론에서 하태경과 장혜영이 딱 잘 보여주었다 하겠다.


그래도 이 바닥 짬이 좀 찬 장혜영이니까 '그 정도 패턴'은 이미 익숙했을 것이다. 아마 처음부터 노리고 나왔겠지. 아니나 다를까 렉카충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하태경은 끝없이 '세부적인 잘못들'만을 지적하려다 "그럼 부족한걸 매우기 위해서 뭘 할 거냐? 오히려 여가부 같은 걸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식의 장혜영 반격에 계속해서 휘둘리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반면 이선옥 작가는 완전히 달랐다.

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응. 존재 자체가 역차별. 위헌적ㅅㄱ"라고, 어마 무시하게 강경한 노빠꾸 정공법으로 치고 들어가서 사회자마저 당황해버리도록 만든다. "아.. 그... 그건 좀... 굉장히 센..;;"

아마 내 생각엔, 장혜영 의원도 좀 당황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공식석상에서' 그런 정공법을 구사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을 테니까. 아무리 '그런' 소신을 가지고 있다 해도 누구나 '공식석상에선' "페미니즘은 위대하지만 개개인이 이를 잘못 수행하기 때문에 나쁘다."라는 온건하고 타협적인 논조를 구사해야만 했고, 바로 그런 이유로 장혜영 같은 방식에 무력하게 휘둘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엊그제 이 작가님과 같은 화법으로 들어가 버리리면... 이건 뭐 어떻게 흔들어 볼 방법이 없게 돼 버리는 거지.


그래서인지 몰라도 장혜영은 하루 종일 (상대적으로 만만한) 하태경 의원만 죽어라고 때리면서 이선옥 작가 쪽은 건들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솔직히 우석훈 아조씨는 뭐 하러 나오신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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