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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27. 2021

'좆소'에 대한 비난

왜 소주성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가?

인터넷에서 젠더만큼 깨나 자주 나오는 이야기중 하나가 바로 '좆소'기업의 열악한 노동환경 규탄인데(근로기준법 무시는 일상, 야근특근은 그냥 평범한 일과, 열악한 보상, etc) 여기엔 딱히 좌 우의 구분도 없는 듯 하다. 그냥 커뮤의 모두가 재물을 올려놓고 조리돌림을 즐기곤 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느끼는 문제의식 하나.

말 그데로, '좆소'는 왜 '좆소'가 되었을까? 좌우없이 다들 불만인 것 같은데 애초에 근로기준법 다~ 지키고 야근특근 안 시키고 보상처우을 빵빵하게 해 주었으면 '갓소'가 되었을 것 아닌가? 근데 왜 그렇게 못 해주어서 '좆소'라는 시니컬한 이름으로 매번 박제된 페미들과 함께 조리돌림 뺑뺑이를 당하는 것일까?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그럴 여력이 없으니까!"

다루기 깐깐한 정규직 직원을 더 많이 뽑는 것 보다 어지간 하면 하도급 입찰 경쟁으로 만만한 중소기업들 불러놓고 지지고 볶으며 부려먹는 게 더 편하다는 걸 대기업들이 알아버렸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선 대기업과의 연계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지만 '기업'이지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법적 보호를 받을 수는 없으니까.('노동'법은 '노동자'를 위한 법)


"아, (대기업)김과장 한번만 봐줘~ 진짜 납품조건 그걸로 맞추려면 우리 직원들 휴가 다 짜르고 하루 12시간씩 굴려야돼ㅠㅠ 얼마 전에 우리 최주임 유산까지 했단말이야ㅠㅠ"

"우리 박사장님은 왜 항상 그렇게 혓바닥이 기실까? 아 싫음 안하면 되요~ 그 가격 절반에도 감지덕지하면서 하겠다는 중소업체가 한 둘인줄 알아? 유산한 직원 실직까지 시킬 생각 아니라면 잔말말고 시키는데로 기한, 가격 다 맞춰서 준비해 와요. 알았어?!"

...매번 이런식이다보니 '좆소'는 근로기준법 같은거 하나도 지킬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오는건 소위 '좆소'의 열악한 근무환경이겠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경제를 장악한 대자본의 하도급 갑질로부터 나온다. 때문에 진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다수 노동계급의 열악한 삶을 보호하고 싶다면, 좆소가 아닌 대기업의 갑질부터 잡아 나아가야 한다. 문제는 그럴 깡따구 있는 좌파정치세력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아닌 애꿎은 '좆소' 사장님들만 팬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노동자들 처우 인상하라고 정치적 압력을 넣는다. 이게 바로 '소주성'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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