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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30. 2021

되지도 않는 '여초(페미) 함정론'

손실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그냥 그 입을 다물라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리고 제 글을 봐 왔던 분들이라면 익히 알고들 계시겠지만 전 젠더 문제에 있어서 대안 우파, 안티 페미 쪽에 더 가까운 사람입니다.

남초들이 안산 선수를 무리하게 공격했다가 무언가 이건 좀 아닌가? 싶어서 빠져는 나오고 싶은데 그러면서도 본전은 건지고 싶은 생각인지 여기저기서 '여초(페미) 함정론'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용? 특별할 게 없다. 안산 선수에 대한 과도한 공격은 애초부터 여초와 페미니스트들이 남초로 하여금 자살골을 넣도록 하기 위해 파 놓은 함정이었으며, 우리는 거기게 놀아난 것뿐인데 블라블라~

전에도 한 말이지만 원래 정치 사회 논의의 장이란 게 권모술수로 가득 차 있음에 서로를 향한 비열한 공작이 자행되어 온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있어왔던 일이며, 오늘날에도 좌우의 정치 진영에서 하루가 머다 하고 일어나는 일이지. 젠더 논쟁의 장에서 남초와 여초 간에도 매번 서로를 향한 공작질, 분탕질이 자행되고 있다. '안산' 전투? 애초부터 여초 페미발 자살골 함정이었을 수도 있겠지. 근데 그래서 어쩌라고요?
이미 상수가 되어버린 정치 전략에는 말리는 쪽이 잘못한 거다.

그 옛날 노무현 탄핵정국에서..

한나라당(오늘날 국힘당) : 이 모든 건 정치적 역전을 꾀하는 열린우리당(오늘날 민주당)의 함정이었습니다! 야당으로 하여금 무리한 탄핵을 시도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유도했던 것이죠.

노회찬 : 아니 그렇게 잘 아시면서 (탄핵을) 왜 시도하셨습니까?ㅋ

그러게 그렇게 잘 아시면 왜 거기에 휩쓸리셨어요?

...

.. 시작이 정치공작이었건 아니건, 그걸 옳다구나 물어버린 남초인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인 거다. 다들 보았을 것이다. "안산 이 건 한번 물어볼 만하지 않아? 안산이 좀 때려야 할 것 같은데?"

당장 내 주변에도 몇 명인데 그들을 다 여초에서 파견한 스파이였다고 할 거야?

'안산 전투 여초(페미) 함정론'은 필연적으로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1. 애초부터 안산을 때려선 안되었다. 때린 거 자체는 빼박 잘못이다.

2. 거기에 호응한 우리의 친구, 형제들은 적의 손바닥에서 놀아난 바보들이다. 심지어 게 중 많은 이들이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 "아니, 안산이 좀 때린 게 뭐가 잘못인 건데? 난 아직도 모르겠는데?")

결국 어쭙잖게 본전 찾고 싶은 욕망으로 함정론을 내 세움으로써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다. 바보 같은 변명을 대는 바람에 거기에 발을 담갔던 다른 친구들을 돌이킬 수 없는 바보들로 만들어 버리는 거니까. 그게 옳건 그르건 내 주변에도 '안산 전투'에 무리하게 발 담근 애들이 촘 많아서 인간관계상 도저히 함정론 운운할 자신이 없었는데 지금 당당하게 함정론 펴는 애들아, 너네들은 참 용감하구나..

...

원래 36계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게 줄행랑이라고 했다.

지금 '안산 전투'에서 판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거 같고 발을 빼야겠다 싶으면, 본전 생각지 말고 제발 그냥 말없이 조용히 빠져 나와라. 사방팔방에다 시끄럽게 "아! 나는 바보입니다!"라고 이미 인증된 상황을 애써 한번 더 인증하려 하지 좀 말고 말이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어 봐야 적 궁병의 손쉬운 표적만 될 뿐이다.
원래 주식에서도 어쭙잖은 본전 생각으로 무리해서 들이박다가 더 많은 손실을 보는 법.

그리고 싸움판에 들이대려면 전장의 분위기를 읽는 기본적인 능력 정도는 좀 갖추고 들이대자. 지금 이 상황에서 부대를 전진시키면 어떻게 되는지, 기병을 투입시키면 피아 누구의 손익이 어떻게 될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냥 입 닥치고 전군 앞으로 돌격~!"마인드로 들이대 봐야 대게는 전멸이고 기껏 잘 되어 봐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일 뿐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