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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Aug 01. 2021

안산 사태 남초 변명들 더 추가

그냥 입을 다물라..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리고 제 글을 봐 왔던 분들이라면 익히 알고들 계시겠지만 전 젠더 문제에 있어서 대안 우파, 안티 페미 쪽에 더 가까운 사람입니다.

전편 : https://brunch.co.kr/@pmsehwan/394


1. "그동안 페미들이 우리를 얼마나 핍박해 왔는데, 우리는 '좀 과격하게' 굴면 안 됩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 안돼. 

간단하게, 일진이 찐따한테 가혹하게 군다 그래서 찐따가 "나도 일진이한테 가혹하게 반응해야지?^^"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애초부터 '그들'이 '우리'에게 가혹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던 건 힘의 격차에서 오는 필연적인 상황이었던 거지 자유로운 선택 사항이 아니었다. 


애초부터 사회적 영향력에서 엄청나게 밀리고 있는데 "놈들에게 가혹하게 복수할 거야!" 운운한다는 건 그저 술자리 내지 개인 일기장 SNS 푸념으로나 가능한 일인 거지 '실질적인 전략'으로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걸 구분하지 못해서 이를 '실질적인 전략으로' 밀어붙이려 한 안페(+비페) 지휘부가 있었다면, 모조리 끌어내려야 마땅할 것이다. 그렇게 저열한 전황 인식능력을 가진 이가 이끄는 집단은 언제나 전멸을 향해 힘차게 내딛는 폭주기관차 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힘이 센 페미들은 막 나가도 상대적으로 딸리는 우리들은 항상 신중, 조신하게 굴어야만 했다. 
그나마 안페(+비페)들이 여까지 온 거 자체가 '거기'에 힘입은 바가 컸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페미들은 지난 5년간 너무 막 나가는 모습을 보였고, 때문에 반대편에 있는 이들이 어느 정도 처량하게 보였던 부분이 있었으니까. 그런 동정 여론의 성벽에 기대어 압도적인 적의 전력을 상대로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거라고. 근데 5년째 불화살 비를 일방적으로 뚜까 맞고 있는 현실이 분통 터진답시고 성문 열어젖히고 한 줌도 안 되는 전력 딸딸 긁어다 야전으로 뛰쳐나가면 어떻게 될까? 혹시 님 여포세요? 레오디나스냐?



안 그래도 지금 '그 결과'를 보고 있지?ㅋ 안산이는 영웅이 되었고 페미니즘은 다시 위대해지고 있지. 그래서 지금 기분이? 


적을 가혹하게 처분하느냐 마느냐 하는 건 최소 우리가 80% 이상의 승기를 잡았을 때 나와야 되는 이야기인 거다. 우리가 지금 더 약하고 털리고 있는데, 살려달라 빌어도 부족할 판에 무슨 적을 가혹하게 응징하네 마네야? 이건 대체 무슨 근자감이지? 제발 최소한의 판단력은 갖추고서 전장에 나오도록 하자. 

...

2. "비록 다소의 실책이 있었다지만 '한남들'이 왜 이렇게까지 뒤틀렸는지 그 입장도 한번 생각해 보라!"

응 이거야 말로 가장 전형적인 신좌파 정체성정치 화법인 거지?ㅋ "여성이, 흑인, 이슬람이 비록 죄를 지었을지언정 그들에게 있었던 엄청난 사회적 자별과 압박을 생각해 보면 블라블라..." 이게 '그들'이 그토록 욕 처먹어 왔던 부분 아니었어? 뭐만 하면 "불쌍함을 고려해서 용서해 주어야 한다." 이 X랄..

누가 얼마나 불쌍하게 살았고 자시고 떠나서 실책은 실책이고 잘못은 잘못인 거다! 신좌파 정체성 정치들과 똑같은 소리 하지 말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깔끔하게 인정부터 해라! 왜 이렇게 혓바닥이 기냐 구질구질하게.

...


3. "안산이가 오조오억 웅앵웅 남혐 용어 썼잖아욧!"

하아~ 용어의 어원, 맥락 등등의 복잡한 이야기 그냥 다 집어치우고 그냥 결론만 간단하게 말할게. 아무리 나쁘게 매도하려 해도 오조오억 웅앵웅은 결코 "부엉이 바위 고무통 두부외상 지려 부렸노"급의 폐륜일 수 없어! 그 정도 급의 임팩트(?)가 나오려면 최소 "실잦 소추 한남들 언능언능 재기 안 하고들 뭐하노 이기야!"급의 언급 정도는 있어야 했어.(거의 모든 일베 용어는 죽은 노무현에 대한 조롱을 어원으로 만들어졌고 여기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억울하다 할 거면 그냥 "사회적 흐름, 분위기 파악 능력이 떨어지시는군요"라고 밖에 해 줄 말이 없다. 

숏컷이 아니라 오조오억이 문제였다 말하면 그나마 먹힐 거라 정말 진지하게 그렇게 믿었던 건가? 

막말로 페미들이 그간 아무거나 멱살잡이 하면서 여혐 몰이하면서, 남녀 없이 뚜까 패고 다녔던 게 그들에게 이득을 주었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안산이가 입장표명 명확하게 하면 되는 일 이잖아!"


이거야말로 페미들이 그동안 범해온 폐단 아니었나? 사상의 자유가 있는 국가에서 함부로 남의 머릿속을 검열하고 다니겠다는 그 독재적 발상! 


 ...

4. "안페(비페)는 뚜렷한 범주를 가진 집단이 아닙니다. 일부의 실책에 모두가 부끄러워야 할 필요는 없죠."

어느 정도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럼 페미는 뭐 통일된 지휘체계를 갖춘 범주가 명확한 집단이라 매번 "그들 중 일부"의 실책들을 박제해 퍼다 나르면서 안페 비페 세 결집용 땔깜으로 써 왔었나? 

어차피 양 측 다 고정된 지휘체계를 가진 명확한 집단이 아닌 상태에서 집단지성 vs 집단지성으로 싸우고 있는 거고 여기서 더 멍청해 보이는 쪽이 밀리는 게임인 거지. 

이 게임에서 이기고 싶다면 멍청한 짓 하는 아군들에 대해 공동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적당히 물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본다. 이기면 우리 편이고 지면 남인가?  


...


다시 한번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우리는 야지에서 기병대를 휘몰아치고 다니며 패주 하는 적들을 마음껏 학살할 수 있는 그런 속 편한 처지가 절대 못된다(그런건 님들 머릿속에서나 가능한 거다..)


그런 전황 인식능력이 안 되는 이들이 가슴속 울분만 가지고 내지른 일의 결과들을 보라. 아군은 불타오르고 있고 적들은 다시 세를 결집하고 있지. "여성의 아픔~"방언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고 오랫동안 찌그러져 있던 '586 대표 서윗남' 진교수 까지 다시 나오고 있지.
세월호-동성애 배지 단 광주 여대 출신 숏컷 여자가 웅앵웅 했다고 무지성 반자이어택 우라돌격했다가 털리고 꼴사납게 도망치는 중이지? 
뿌듯하신지? 


정신 차려라. 이런 실수 두어 번만 더 반복되면 상황은 5년 전으로 돌아간다.


+그나마 이 일을 계기로 우리 속의 무지성들을 솎아내고 더욱 발전한 집단지성을 이룰 수 있다면 아주 의미가 없는 패배는 아니었다 하겠으나 경험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ㅋ아ㅋ^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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