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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Nov 10. 2021

이재명의 페미 거리두기 행보?

그 정도로 충분한가?

이재명이 "페미를 멀리하자."는 취지의 인터넷 글 하나를 캠프 수뇌부에게 홍보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무래도 무야홍하다 떨어져 나오는 2030 남성들을 주워 담으려는 속셈이겠지. 그럼 우리는 이 하나를 보고 이제 그만 이재명을 용서해 주어야 할까?

내 생각을 말하자면, 아직은 좀 회의적이다.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어떤 행보를 홍보하려 할 땐 연결된 여러 언론사에 연락을 해서 자신들의 행보를 크게 띄어달라고 요청을 한다. 이를테면, 이재명이 친페미 노선을 택했을 땐("남성과 여성은 계급"발언, 여성단체와 교류활동, etc) 실제 각 언론사 전면에서 크게 홍보가 됐었다. 그런데 이번 반페미 행보에선? 관련 기사를 찾기 힘들고 검색어를 별도로 입력해야 간신히 찾아볼 수 있는 정도이다. 이재명. 페미. 검색.
이런 식이면 아주 관심이 많은 정덕들이 아닌 일반인들은 이런 일이 있었음에 대해서 알기 어렵다.

일전에 조국 전 장관이 그 진영 내에선 나름 반페미성향을 가진 인사였다는 사실 역시 위와 비슷하게 홍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이는 민주진보진영 내에서 이를 별도로 홍보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만약 이 부분이 적극 홍보가 되었다면 2030 남성들이 조국을 그렇게까지 증오하진 않았을 것이다.)

...

"민주진보진영에도 나름 반페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민주진보 전부를 페미로 매도하지 말아 주세요.ㅠㅠ" 이런 부탁을 자주 받곤 하는데, 나 역시 안타깝지만 별 수 없다.


누차 반복되는 말이지만 정치판에서 "표현되지 않는 의지"는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당신이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따위는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다. 오직 '표현되는' 의지만이 그 가치를 가진다. 


막말로 민주진보진영도 사람인데 내심 반페미적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겠는가? 거기도 반페미적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있기야 하겠지. 다들 그 정도는 알고 있어. 근데 그럼 뭘 해?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표출되지 못하는데??


...



이재명 후보가 진정으로 2030 남성들의 마음을 얻기 원한다면 자신의 반페미 행보를 그렇게 소심하게 노출하려 해선 안된다. 평소 성격처럼 과감하게 페미를 때리고선 이걸 각 언론사를 통해 대규모로 홍보해야만 한다. 당신의 반페미 행보를 연합뉴스&조선일보 헤드라인에 올라가도록 만들라.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마음만 먹으면 당신은 그걸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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