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고는 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남녀는 태어날 때부터 다르다." "후천적 습득 형질로는 감히 어쩔 수 없는 선천적인 차이가 있다."라는 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지간해선 정말로 언급하기 싫다.(언급하는 자체가 약간의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는 어쩌면 좌파안페 진영의 전반적인 특징일 수도 있겠다. 이런 건 우파안페놈들이 더럽게 좋아하는 개념인 거지. 남자는 남자여야만, 여자는 여자여야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된, 도저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생물학적(?)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말이다. 육체적인 힘의 차이? 음, 그건 부정할 순 없겠지만 사실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다. 현대사회가 충분히 뭉갤(?) 수 있는 수준의 차이라고 보아 그리 중시하지 않는다.
그럼 어떤 거? 이게 좀 정신적인 문제인데, "사회와 자신 간의 관계 설정"
박가분 씨 역시 누차 언급하는 부분인데, 여러 삶의 경험상 남녀는 "사회와 자신 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정말 많이 다르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일전 박가분 씨는 "남성 논객은 존재하는 데 여성 논객이 존재하지 않는 건 여성 혐오 빼애애액!" 하는 페미들을 향해 "이는 니들이 같은 편을 비판하길 꺼려하기 때문"이라며 제법 심플하게 대응했던 적이 있는데, 이게 정말 흥미로운 지점.
적어도 '논객'이라고 불리려면 어떤 자신만의 가치 기준이 있어야 하며, 이 가치 기준 하에 우리 편도 아니다 싶으면 비판하고 적이라도 옳다 싶으면 칭찬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일반적인 '사회성'이라는 개념에 어긋나는 행위이기도 하다.
적어도 나의 경험적 관점으로는, '이것'이 가능하기엔 여성들은 지나치게 사회성이 높다. 이건 거의 태생적으로 보이는 데 여성들은 정말 어지간하면 자신이 소속된 집단 전체의 방향을 '소득 없이' 거스르려 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말썽을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반란으로 인한) 기대소득이 있거나 아니면 정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감정이 악화되기 전까진, 설령 그것이 잘못되었다 느껴도 어지간하면 침묵하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아닌 건 아닌 거지 무슨 빼애애애애액!" 하며 눈치 없이 한 번씩 노빠꾸로 들이 받으면서 갑분싸를 만드는 건 십중팔구 남성들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 '논객'이 되기에 더욱 유리한 요인, 그리고 친구를 사귀기엔 더욱 안 좋은 요인으로 이어진다.
소위 '논객'이라 불리는 남성들의 면면을 보라. 이들은 특별히 악감정이 없을 때조차 틈만 나면 남을 비판질 해대며 정말 꾸준히 관계를 망쳐나간다. 때문에 이들 주변엔 항상 적이 넘쳐나지만 친구는 거의 없다. 반면 여성이 가진 '태생적으로 높은 사회성'은 이러한 짓거리를 할 수 없도록 막는다.
+반란으로 인한 기대소득이 존재하지 않고, 딱히 감정적으로 어긋날 일이 없었음에도 애써 반기를 들어 갑분싸를 만들어 놓곤 뒷수습도 못 하는 건, 적어도 내 생각엔 남자라는 생명체만의 종특이다. 정말 한 명 한 명 훌륭한 논객이 아닐 수 없다.
++아닌 게 아니라 전근대 시절 "여성은 결코 학자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학자라면 이해타산과 감정상태 여부를 떠나서 오직 학문적 양심에 따라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그 손해를 무릅쓸 수 있어야만 하는데 전근대 시대엔 여성은 그럴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