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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18. 2022

"오히려 더 악화되는 거 아냐??"

민주당 트루컬러

많은 민주진보인들이 좌절을 하고 있다. 대선 지면 좀 정신 차리나 했는데, 오히려 민주진보의 페미 피씨가 더 강화되고 있다고. 정의당뿐 아니라 민주당마저 정의당이 되고 있다고.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아니, 달라졌다.


나도 한때는 기존의 민주진보진영이 완전히 불타버리지 않아도 약간의 조율만으로도 페미 피씨를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물론 지독하게 순진한 생각이었지. 민주진보진영은 처음부터 페미 피씨가 뿌리였고 줄기였다. 기본소득이나 문재인, 최저임금이나 52시간 이런 게 다 곁다리 옵션이었을 뿐이고. 때문에 '곁다리'는 포기할 수 있을지라도 본질(페미 피씨)은 죽었다 깨나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마치 위기에 처한 사람이 겉옷에 속옷에 수염이나 머리카락 정도는 내다 버리고 달아날 수 있을지라도 자기 목을 버리고 도망칠 수는 없는 것처럼, 민주진보진영은 기본소득이나 문재인, 이낙연, 최저임금, 52시간을 버리고 도망칠지언정 진정한 지배자이며 머리이자 몸통인 페미 피씨를 버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다시 말 하지만,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은 있지만 머리통을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은 존재할 수가 없다.


애초에 '약간의 타격'만으로 큰 변화를 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게 착각이었다. 줄기부터 뿌리까지 완전히 다 불태워야 '오염'을 떨어내고 새로운 재건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페미 피씨 본색을 극단으로 노출하고 있는 민주당을 보며 난 절망이 아니라 약간의 후련함을 느끼는 중이다. 왜 영화나 게임을 보면 이런 거 있잖아? 그나마 사람인 '척' 하던 악당이 궁지에 몰리니까 체면이고 뭐고 다 내 던지고, 그 가증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서 그 흉악한 악마 괴물의 본모습을 노출해 버리는 장면.


"크킄... 날 여기까지 몰아세우다니.. 이제 더 이상 이 거추장스러운 가면은 필요가 없겠군 닝겐.. 이제 진정한 지옥의 대마왕 그 본모습을 보여주마!!"



다시 말 하지만 악화된 게 아니라, 비로소 대마왕이 본연의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그리고, 보통 대마왕이 본모습을 노출한다는 건 이 판이 막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엔딩이 얼마 안 남은 거지. 


보통 하나의 노선을 완벽하고 깔~끔하게 포기하게 되려면, 한번 그쪽으로 극단까지 폭주를 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망한 후에 아무런 미련 없이 깔끔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포기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가 승리하기 직전엔 항상 대마왕의 폭주가 나타나는 것이다. 나치도 망하기 직전이 가장 극악했다. 그렇게 극악하게 폭주했기에, 패망 후 '나치 정신'은 깔끔하게 삭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자, 이제 기운들이 좀 나시려나?


...


그리고 여전히 미련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 이상 같잖은 변명들 좀 그만하자. 여전히 안티페미의 목소리를 수용해 줄 여지가 있기는 개뿔, 그런 건 대체 어디서 찾을 수 있냐?  대선 한 달여 전부터 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 민주당의 페미 색체는 가면 갈수록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게 누가 봐도 맞다. 아니라는 같잖은 변명질 집어치우고 이젠 기면 기다고 인정할 건 좀 깔끔하게 인정 하자.


여전히 민주당에 미련이 남는다면, 차라리 "민주당 페미화된 거 솔직히 맞는데 그래도 국힘 폭주 막으려면 페미까지 타협해야지 어떡하냐?ㅠㅠ"라고 솔직하게 말하라. 난 같잖은 변명보단 그런 솔직함을 더 높게 평가하니까.


아, 물론 난 누가 봐도 명백하게 여성 이기주의가 되어버린 작금의 페미니즘 따위와는 아예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갈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이니까 민주당이 페미 벗을 때 까진 민주당에 친절할 일이 없을 테지만 말이다. 


내가 페미당이 된 당의정을 어떻게 취급해 왔는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앞으로 (페미화 된) 민주당을 어떻게 취급할지 역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그게 마음에 안 드는 분이 있다면, 민주당이 페미 벗는 그날까지는 날 페절하고 떠나 계시는 걸 추천한다. 


+뭐? 선거공학에 의한 일시적인 페미 피씨질일 뿐이라 선거만 끝나면 다 내 버릴 수 있을 거라고? 그러니 한 번만 속는 셈 치고 찍어달라고? ㅋㅋㅋㅋ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얼마나 가증스러운 거짓말이었던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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