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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19. 2022

이대녀는 전부 타락한 꼴페미??

이 역시 과장된 프레임

젠더이슈에 발을 담근 이들이라면 필연적으로 관심 가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 젊은 여성층의 정치 정서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젊은 남성인 안티페미 입장에서 손쉽게 접근이 가능 한 동년배 남성들의 정서와 달리 '이성'인 여성층의 정서는 상대적으로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저 여러 현상들을 종합해서 대강 짐작해 볼 수 있을 뿐.


그리고 안티페미의 악에 받힌 이들은 종종 이대녀를 향해 악담을 퍼붓곤 한다.


"이대녀는 대책 없는 꼴페미라서 답이 없다!"


근데 정말 그럴까? 이대녀는 전부 신념적 꼴페미라 어케 처리가 불가능한 존재들일까?


...


일단,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이번 대선에서 민주진보진영이 확보한 이대녀 표는 사실 매 선거마다 민주진보진영이 디폴트로 확보하던 '그 수준'으로부터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언제나 거의 같은 비율로 지지해 왔던 것에 애써 페미니즘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자체가 사실 페미니스트들의 프로파간다라고ㅇㅇ


지금까지 진행돼 온 각종 여론조사들을 종합해 보면, 이대녀의 40% 정도는 실제로 페미니스트라고 한다만 그들 전부를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머리에 뿔 난 페미니스트로 가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직접 접해보고 아는 부분인데..) 그들 중 다수는 막연하게 성평등에 동의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규정하는 정도이며(이 부분이 남성 사회의 용어 활용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젊은 남성 사회에선 성평등에 동의한다고 말하는 안티페미들이 넘쳐난다..) 지금과 같은 골 깊은 젠더갈등에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만약 이들이 정말 진정으로 페미니즘에 환장한 교활하기 짝이 없는 정치 9단들이었다면, 이들은 어째서 류강장을 신봉하지 않는가?(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류강장은 이대녀 사이에서도 그렇게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다.) 류강장이 좀 마음에 안 든다 해도, 페미니즘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전략적으로 밀어줄 법도 한데 말이다. 남자들이 이준석을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던 것처럼 말이지. 


그리고 왜 젊은 여성 사회에서 조차도 '페미니즘'이라는 용어가 드러내기 꺼려지는 워딩이 되었겠는가? "너 페미냐?"라는 질문을 일종의 욕설로 받아들이는 풍조는 이대녀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반면 젊은 남성 사회에서 안티페미의 존재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대녀들이 전부 신념적 페미이며 이를 최고 가지로 정치적 판단을 내린다면 위의 현상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지? 내 개인적으로 폭주하는 박지현 체제의 말로가 좋지 않을 거라 자신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그저 류강장의 뒤를 따라갈 뿐... 



아, 물론 각 선거와 여론조사들을 종합해 보면, 이대녀의 10% 정도는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머리에 뿔 난 '그' 페미니스트가 맞긴 하다. 걸쭉~한 워마드 용어를 일상에서도 구사하며 정말로 진지하게 한남 재기를 추구하는 그런 이들 말이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이대남의 극단 10% 역시 노답으로 나오는 건 마찬가지이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일단 '여성'인 이상 젠더갈등 문제에 있어 '남성과 같은 수준의' 안티페미 정서를 가질 수는 없다. 이 부분은 그냥 정치적 디폴트 값으로 잡아 두고 논의를 시작해야만 하며, 우리가 '그들'에게 바랄 수 있는 최대치는 그저 젠더 문제에 있어 방관자로 남아주는 정도일 뿐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안티페미 운동이 평범한 여성의 삶 하나하나에 큰 위협이 되지 않으며, 사실 따지고 보면 페미니즘이야 말로 너희를 더욱 피곤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부분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저기 저 페미 엘리트들은 자꾸 자신들이 너희 여성들의 의지를 대리하고 있다고 마음대로 팔아먹고 다니던데 당신은 그게 기분 나쁘지 않은가요?"


다시 한번 말 하지만 이대녀의 대부분은 젠더갈등의 '방관자'에 가까우며, 사실 그 정도만 해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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