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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22. 2022

우크라이나는 불타고 있는가?

보고싶지 않은 현실들

오랜만에 우크라이나 이야기.


1. 지금 와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애초에 러시아군의 목표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은 동남부 석권이었지 키이우 함락이 아니었던 것 같다. 현장의 사정을 잘 아는 지휘관들은 현 러시아의 능력으로 우크라이나 전토를 유린한다는 건 불가능함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부대는 동남부 전선으로 배치하고 나머지 싸울 수 없는 부대들은 키이우 인근에 배치해 적의 발목만 잡으려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문제는 오래 묶은 독재정권이 늘 그러하듯, 크렘린에 보고서는 "모든 부대가 언제나 항상 훌륭함"이라고 올렸다는 거겠지.


홍차 : 야, 키이우쪽 북부 방면군도 이 정도로 튼튼하고 훌륭하면 아예 양동작전으로 드가서 키이우도 털어내자? 응? 

장군 : 아... 저... 그, 각하. 그, 그게.. 아..(이걸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되지..??)

홍차 : 응, 전군 돌격


나중에 '진실'을 깨닫고 분개한 홍차가 자신을 엿 맥인 장군들을 최전선으로 보내 제거(?)했다는 카더라가..


2. 뭐, 결과적으로 '러시아군의 졸전과 우크라이나 군의 분전'이란 제목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흥겨운(?) 소식들은 죄다 북부전선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이건 돌려말하면? 동남부 일대는 당초 러시아군의 계획(?)대로 순탄하게 쓸려나갔다는 이야기. 지금 동남부 방면에서 남은 도시라곤 마리우폴 하나뿐이며, 그 하나마저 거의 함락된 상태이다.


북부전선을 방어하느라 정신이 없을 우크라이나는 동남부 탈환까지 신경 쓸 수 있을 리 만무하며 최악의 경우 전 국토의 절반을 때어주고 항복을 하게 될 수도 있다.



4. 코인 팔이에나 정신 팔린 밀덕 유튜버들은 키이우 방면에서의 국지적인 승리를 몇 배로 과장해 '청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뉴스'만을 전달하고 있다. 마치 우크라군이 일주일 내로 모든 러시아군을 때려잡을 것 마냥 말이지. 실상은? 분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우위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들은 키이우와 하르키우가 여전히 튼튼함을 말 하지만

헤르손과 멜리토폴, 자포리자 원전 단지가 러시아군에게 넘어갔으며 마리우폴은 오늘내일로 함락 예정이라는 이야기는 전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며 러시아군도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무모한 어택땅을 자제하는 걸로 보이며 2차 대전식의 무자비한 포격으로 상대가 쓸려나간 걸 확인한 이후 야금야금 전진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게 뉴스에선 "러시아군 진격 둔화"라고 나오는 거 같은데, 현장의 우크라 사람들은 죽어나는 거라고ㅇㅇ


다시 말 하지만, 그렇게 많이 때려잡았어도 러시아군의 물적 우위는 여전히 반전되지 않았다. 


5. 확실히 '토크멘터리 전쟁사' 출신인 이세환 기자, 임용한 박사는 훌륭하다. 일부 유튜버들이 우크라의 국지적 승리들을 백 배 천 배 과장해서 내일 당장 전쟁이 끝날 것 마냥 나팔을 불고 있을 때도 이세환 기자는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던 동남부 지역에서의 위태로움과 우크라이나의 패배 가능성을 꾸준하게 언급해 왔다.  


6. 사실 우크라이나가 여기까지 버틴 것 만 해도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적 같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 분전도 슬슬 여기까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과연 우크라이나가 아프간 모드(?)로 전환해서 국민 백만 단위 희생 + 전 국토 백지화(?)를 각오하고 20년 게릴라전 투쟁을 진행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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