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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20. 2022

여성의 섹스권력-정조의 반전현상

정조인식이 반전되면 권력도 반전된다


일전 '찌질천장'글에서도 그랬지만


필자는 페미니즘과 같은 기존의 사회인식에 맞선다면서 여전히 (페미니즘을 탄생시킨) 과거의 사회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낑낑거리는 다른 안티 페미들과는 달리 기존의 기반 사회인식 자체를 다 포크레인으로 엎어버려야만, 그런 초 극단적 민감함까지 감안해야지만 페미니즘을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해왔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적는 글도 (기존의 사회인식 자체를 뿌리부터 부정해 버리는) 극단적인 민감함으로 가득 차 있다. 


...


오늘날 젊은, 그것도 필자와 같은 '찐따 출신' 남성들이 동년배 여성들에게 가지는 인식, 그리고 페미니즘을 향해 느끼는 거부감을 이해하기 위해 뒤집어 봐야 하는 사회인식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 이를테면 '성적 정조관념' 역시 그중 하나일 것이다. 


전근대적 사회에서 '성적 정조'란 '그 자체로 좋은 것'이 된다. 물론 남녀의 차이가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나이를 먹도록 '섹스'라는 '지저분한' 행위를 멀리하고 '몸의 깨끗함'을 오래도록 유지한다는 건 그 자체로 숭고하고 고결하게 여겨져 왔다. 이를테면 전근대 사회에서 성직자들은 대체로 우월한 존재로 여겨져 왔는데, 이는 그들이 (어디까지나 공식적으론..) 평생 동안 성적 정절을 유지함에서 기인한 측면이 컸다.


반면 자유주의의 완성단계라 여겨지는 현대 제1세계 국가들(어설프게 한국도 포함)에선 완전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나이를 먹고도 정절을 유지하고 있음이 젊은 사람들 세계에서 일종의 조롱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얼마나 매력이 없었으면 그 나이를 먹고도 섹스 한 번을 못 해 봤냐...ㅉㅉ


반면 이른 나이부터 헤프고 난잡한 섹스활동을 겪어왔음은 일종의 우월함의 표식이 된다. 일진, 인싸라는거지ㅇㅇ



이런 인식의 존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필자를 향해 별도의 증거를 요구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정말 너무 늙어서 최근의 사회 관념들을 아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필자가 언급한 저런 '정조관념 반전현상'의 증거들은 주변 지천에 너무나 차고 넘치고 있어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이라면 절대 모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페미들이 안페들을 향해 매번 날리는 비난들을 생각해 보자.


"나이 처먹고도 골방에 처박혀 여자 한번 못 만나본, 섹스도 못 해본 찌질이 2번남들 같으니라고ㅋㅋㅋㅋ" 이는 현대사회 젊은 사람들 세계에서, '이성과의 성적 경험 저조'. '반 강제적 정조 유지중'이라는 특성이 과거 '가난한 사람', '천한 핏줄', '가방끈이 짧은'등과 같은, 혹은 그 이상의 모욕이 되었음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증표중 하나일 것이다.


이 밖에도 제1세계 자유주의 사회에서 젊은 사람들이 '성적 경험 저조', '강제 정절 유지중'과 같은 특성들을 일종의 모독으로, '이른 나이부터 헤프고 다양한 성적 경험을 접함'이라는 특성을 일종의 상위계급의 표식으로 여김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너무나 차고 넘치기에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을 상황이다.


...


지겨울 정도로 반복하는 말이지만 남녀 간엔 성욕 강도의 차이가 존재함에 일반적으로 성욕이 강한 남자가 성욕이 약한 여성에게 끝없이 '찝쩍거리는' 식으로 성적 접촉들이 발생하곤 한다.


'성적 정조'가 중요했던 전근대 사회에서 이러한 양상은 명백하게 여성의 불편함으로 여겨진다. '성적 정절'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날아오는 '성욕 화살들'로부터 자기 자신을 방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반면 '성적 정조'라는 가치가 개똥만도 못해진 현대 자유주의 문명이라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언제든지 성욕을 받을 수 있는 여성의 상황은 별로 불편함으로 여겨지지 않으며, 찐따남 입장에선 오히려 부러운 특성으로 여겨지는 것이다!(베타 메일 남초 커뮤니티들에서 한동안 많이 돌아다녔던 '정조 역전 세계'라는 만화를 떠올려보자..)



단순한 성욕을 너머, 청년이라면 섹스를 해 봤어야 하며 그것도 가능한 '많이' 해 보아야만 한다! 그리고 '이 자격증 시험'에 있어 여성은 분명 동년배 남성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다. 


성적 매력이 극단적으로 저조하지만 안다면, 젊은 여성이 섹스를 경험하고자 할 땐 그 어떤 어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상대가 될 남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것저것 가리고 있을 뿐.


반면 남자는 다르다. 모 정치가가 한때 시끄러웠던 것처럼 발정제를 이용한다던가, 아니면 그냥 대놓고 덮쳐버린다던가 하는 방식은 이제 전부 범죄화 되어 시도할 수 없게 되었다. 성적 매력이 그다지 우수하지 않는 베타 메일 남성 입장에서 섹스를 하고자 한다면, 이것저것 가리고 있는 동년배 여성을 상대로 '매달려야' 한다!


때문에 필자와 같은 찐따 출신 남성들이 동년배 여성에 대해 가지는 인식은 '까다로운 면접관'에 가깝다.


"박세환 지원자님, 저와 섹스를 하고 싶어서 이력서를 내셨군요. 그런데... 야레야레... 이 정도 스펙으로 저와 섹스하실 수 있겠어요? 죄송하지만... 다음에 다시 응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섹스 후보자 들어와 주세요."


(자의건 타의건 정조를 유지하며 모범생으로 살아갔던 남성과 이것저것 다 놀아보면서 헤프게 살아왔던 여성이라는 사회적 인식. 이것은 젊은 베타 메일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설거지론'을 통해 한번 더 입증된다.)


그런데 이런 '까다로운 섹스 면접관들'을 당신보다 사회적 약자인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베타 메일들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성이 종종 성적 범죄의 희생양이 된다는 사실 역시 딱히 페미니즘의 설득력을 올려주지는 못하는 게, 범죄의 양상을 통해 사회적 강자와 약자가 나뉠 수 있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는 테러범죄에 희생되었지만 (사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를 통해 아베 신조가 가해자 야마가미 데스야보다 사회적 약자였다고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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