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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Oct 18. 2022

박원순을 복권하자고? 작정하고 한 마디 한다!

페미니즘 안 건들고 박원순만 살리자??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상콤하게 푸틴 로스케들 까 부수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전에 한 번쯤 집지 않고서는 넘어가기 힘들어 보이는 민감한 이야기가 나와서 이를 먼저 논해 보려 한다.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였다는 김잔디(가명)씨가 생전 박 시장에게 텔레그렘으로 '추파 문자(?)'를 보냈었다는 게 밝혀져 전 온라인이 시끌시끌한 중이다. 그리고 이 사안에 대한 필자의 입장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는 듯하다. 그래서 필자의 생각을 함 말해 보자면... 나는 이 뉴스(?)의 파괴력에 대해 좀 시큰둥하게 생각하고 있다. 별 일 없을거라 본다고ㅇㅇ 혹자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러시아 우크라 전쟁을 논하면서, 필자는 "아조프 학살, 부차 학살, 이런 각론적 층위의 이야기들 안 한다! 심지어 그런 류의 이야기들을 싫어한다. 나는 오직 '총론', 이념이나 체제 전반에 관한 거시적이고 총론적 입장으로만 옳고 그름의 선을 나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음을 다들 알 것이다. 


박원순 사건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박원순 사건'은, 현대 페미니즘 기류 전반에 대한 거시적이고 총론적인 문제제기 없이 각론적인 이야기만으로는 결코 유의미한 논의를 이끌어낼 수 없는 사안이다. 




일전 어떤 우익우파 안티페미 페친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내가 그랬지. 너네들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민주진보진영에서도 남자가 페미한테 '섹스 어택' 당해서 위기에 몰리는 경우가 많은데 너네 우파 안페들은 우파 남자들만 챙기고 어째 민주진보 남자들은 나 몰라라 한다고. 그러자 그 우파 안페가 한숨을 한번 내뱉으며 한 마디 하더라.


"하아, 이 부분에 대해선 세환님 한테라도 각 잡고 함 세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을 거 같군요. 예, 맞습니다. 우리는 민주진보 쪽 남자들이 '섹스 어택' 당할 땐 상대적으로 나 몰라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섹스 어택 그거 전형적인 현대 페미니즘 폐단입니다. 이 나라 사법체제가 지금 페미니즘이다 뭐다 해서 여자 말만 주야장천 들어주다 보니 생긴 병폐죠.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필연적으로 안티페미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섹스 어택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법기관은 좀 남자 쪽 입장도 챙겨줘라! 무죄추정의 원칙 뭐 그런 거 말이죠. 안티페미들이 지금까지 주야장천 떠들어 온 것들 말입니다. 섹스 어택 현상에 대한 문제제기는 필연적으로 페미니즘 전반에 걸친 거시적인 문제제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성인지 감수성, 지나친 여자 중심 등등


그런데 소위 그 민주진보진영이라는 남자 새끼들 어떻습니까?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제기라면 벌벌 떨죠? 말도 못 꺼내죠? 이런 새끼들 우파안페가 도와줘봐야 뭐 합니까? 죽어가는 놈 살려줬다고 안티페미쪽에 고맙다 하나요? 아니죠? 죽다 살아나 놓고도 공식석상에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더 약자이고 불쌍자라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으며 고로 페미니즘은 여전히 정당하고 안티페미는 극우 파쇼고 나쁜 거다!" 이 지랄하죠? 


세환님, 우리가 '걔들'한테 한 두 번 디인 게 아니에요. 그나마 말 통하는 세환님이라서 이런 말씀드리는 건데, 세환님 말고는 우린 민주진보 남자란 것들 아예 신뢰를 안 합니다. 아예 안 하고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X새끼들 다 뒤지건 말건."


... 할 말이 없더라.





박원순 섹스 어택 건이 부당했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페미니즘 전반에 걸친 문제제기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무죄추정의 원칙, 성인지 감수성 문제점 등등 말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 여전히 소정의 억울감을 가지고 있다는 소위 '박원순계 민주진보'사람들 중 이 사태를 페미니즘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문제의식까지 확장해서 보려는 사람은 얼마나 있나? 솔직히 손병관 기자나 진혜원 검사, 정철승 변호사 정도로 끝 아냐? 이들 빼고 나머지 작자들은 여전히! 아직도! '페미니즘 문제제기' 하면 벌벌 떨면서 쥐구멍이나 찾아 숨으려고 난리들이지!


막말로 김잔디 측이 정말 완벽한 피해자라 여겨져서 박원순이라는 메신저가 지금처럼 완전히 망가져 버린 게 아니야. '비극의 탄생' 같은 책도 돌았고 안티페미 쪽에서는 김잔디 측의 순결(?)을 의심하는 생각도 더러 있었어! 그런데 이들 중 아무도 박원순을 위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원순은 그냥 처참하게 버려질 수밖에 없었던 거고 말이지. 혹자는 페미 밀던 남페미 박원순이 고까워서, 혹자는 페미니즘 그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할 엄두를 감히 낼 수가 없어서.


그래서 이렇게 된 건데 이제 와서 "시장님 사랑해요~" 하는 텔레그렘 문자 몇 마디가 더 추가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민주진보 놈들은 하늘 같은 페미니즘 신께서 진노하실 게 두려워 분명 어떻게 해서건 해프닝으로 묻어버리고 치우려 할 거야. 소위 '박원순계'라는 민주진보 머저리들은 이러한 방침에 가암히 이의제기를 할 수 없어서 벌벌 떨면서 복종하려 들 거고, 이 꼬락서니를 지켜보던 우파안페 애들은 속이 터져서 "여윽시 민주진보 남자 놈들은 페미니즘한테 잡아먹혀 뒤질 때까지 그냥 방치해야만 해!" 이러면서 고개를 돌리겠지! 내 말이 틀렸냐?


막말로 나까지 포함해서! 민주진보 남자라는 인간들아! 느그들 지금까지 페미니즘 전쟁하면서 대체 뭣들 했어?! 페미니즘 대감님들이 "이노옴!" 하시면 겁먹고 도망치기에 바빴지! 대체 뭘 한번 제대로 싸워봤어?! 엉? 이 비겁한 것들아! 내 말이 틀렸냐?!


막말로 지금까지 페미니즘 전쟁에서 안페쪽 입장 이 만큼이나 견인해 온건 철~저하게 우파안페 애들이었던 게 맞아! 민주진보 남자란 것들 매번 대감님들 눈치 본답 시고 목소리 한번 시원하게 못 질러봤고 말이야! 그런데 한성연을 비난해? 최인호를 비난해? 그네들 논조가 지나치게 4 사분면 전통주의 우파에 치우쳐있다 하자! 그럼 우리들은 지금까지 뭘 했는데요? 우리가 민주진보의 잘 나가는 페미니즘 대감님들이랑 속 시원하게 맞짱 떠 봤어? '쟤네들'만큼 거리에서 전투적으로 싸워 봤어? 제대로 된 대중 활동을 해 봤냐 뭘 했냐?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뭐? 박원순을 다시 함 살려보자? 얘앰병ㅋ 퍽이나 먹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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