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Nov 25. 2023

인터넷에서 떠도는 엄마 이야기 한 조각

"머리가 하얗게 된 건 세월 탓이지 네 탓이 아니다."

본디 넷상에 떠도는 이야기들이란 게 그 진위여부를 알기 어려우나

설령 픽션이라 하더라도 그 의도가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도 문학적 재능이 재법인 듯 하야 가져와 봤습니다.




난 어릴 적 엄마가 너무 미웠다. 불편한 다리로 학교까지 실내화 가방을 주러 오던 모습. 큰아들 생일이라며 초등학교 반 친구들에게 줬던 서툰 글씨의 초대장과 외로운 왼팔 하나로 만들던 떡볶이. 그까짓 학교 나무 바닥 조심히 걸으면 되는 것이고, 반 친구들에게 떡볶이보단 비싼 치킨을 바랬던 그렇게 어리고 어리석었던 내 갈증은 불편해도 당당하게 웃으셨던 엄마를 더 밉게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 사춘기가 늦게 찾아온 그때 엄마 같은 여자랑은 죽어도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윽박을 질렀다. 아직도 그때 처음 본 엄마의 눈물은 내 기억속에 선명히 자리 잡고 있다. 처음 본 엄마의 약한 모습이었고 내겐 강한 모습만 보여줬던 엄마가 처음으로 아이처럼 울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후 군대에 가기 하루 전 하얗게 된 엄마의 머리를 보며 엄마에게 "우리 엄마 많이 지금까지 많아 힘들었나보네 나 이제 성인이고 군대 잘 갔다올게 큰아들이 맘고생만 시켜서 미안해"라는 말을 끝으로 입대하기 하루 전 엄마 몰래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진주로 내려갔었다. 


훈련소 연병장에서 줄을 서고 기다리던 중 누군가 나를 애타게 찾는다는 방송이 들려왔다. 엄마였다. 머리를 검게 염색하시고 나타난 엄마는 "머리가 하얗게 된 건 세월 탓이지 네탓이 아니야 엄마는 네가 내 세상이야 그러니 몸 다치지 말고 조심히 다녀와"라고 하셨다.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압력이 빠지듯 눈물이 나왔다. 그 사랑이 너무 과분해서 무거웠던 내 마음을 걷어내줬다. 


그 후로 취업에도 성공하였고, 현재 내나이 34살 작년 2022년 나를 세상이라 부르시던 나를 제일 사랑해줬던 엄마를 떠나보냈다. 마지막 엄마는 나에게 이루고 싶은 소원 하나만 말하라고 하셨다. 난 망설임 없이 엄마와 같은 여자와 결혼하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엄마는 이제 내 하늘이 되어 그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고 하시며 웃으시며 눈물울 흘리셨다. 엄마의 마지막 눈물이었다. 


난 엄마가 해줬던 모든 추억과 온기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 사랑이 너무 과분했고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준 나의 사랑스러운 어머니 덕분에 찢어지고 성장할 수 있었다. 평생 감사합니다. 


2023년 올해 봄 엄마와 같은 여자랑 결혼한다. 나의 밑거름이 되어 주심에 큰 나무가 되었고 이젠 열매를 맺어보려 합니다. 사랑에는 서툴지만 엄마가 줬던 사랑에는 익숙해서 미래의 나의 아이들에게 헌신하려구요. 끊임없이 사랑합니다. 어머니..  





머리가 하얗게 된 건 세월 탓이지 네 탓이 아니다..

여기서 또르르ㅠㅠ 

눈물 콱하고 감명받아서ㅇㅇ

작가의 이전글 신종 정신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