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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02. 2023

'게임계 집게손 사태'는 페미니즘의 문제인가?

결론적으로 페미니즘 문제 맞다.

1. 냉정하게 말해서, 사고를 친 행위자 개인과 그 개인이 가진 사상은 구분해 보아야 한다. 이를테면, 어떤 공화주의자가 친구랑 싸우다 상해를 입혔을 때, 상해를 가한 개인의 일탈(폭력 범죄)과 그 개인이 가진 사상(공화주의)은 구분해서 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게임게 집게손 사태를 일으킨 이들이 페미니즘 사상을 가진 개개인들이었다 해도, 이러한 일탈이 페미니즘이라는 사상 그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동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이 가진 사상적 입장(그것도 매우 극단적인..)을 개인의 사적영역이 아닌 공적 영역(업무. 근무)에서까지 독단적으로 표출하려다 조직 전체에 피해를 끼치는 상황은, 그 사상이 설령 페미니즘이 아니라 사민주의이건 공화주의이건 사회주의이건 시장주의이건 그 무엇이었더라도 문제였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가분님께서 이번에 중앙일보에 올린 멋진 사설은 이러한 관점을 일부 반영하며, 사실 공이들 내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논의와 주장이 나왔던 바 있다.(사실 필자가 주장했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25724?sid=110&fbclid=IwAR3OD7qX9fcHUOZkUUZ-w-P_hz9-8VMan-Ny5mOxkcNGeiWvheHzjm0C0e8




2.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관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공산주의 집단이 외부를 향해 침략을 개시했을 때, '침략'이라는 일탈행위가 공산주의라는 사상 그 자체와 직접적이고 완벽하게 연동된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더라도, '인간의 현실정치'속에서 이 두 영역이 완벽하게 구분되길 바라는 것 역시 터무니없는 이상주의라는 것이다. 적어도 실제 하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그게 가능했던 적은 없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전술했듯 이번 사태를 일으킨 이들은 페미니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이며, 그들이 사용한 기호 역시 그간 급진 과격 페미니즘적 용도로 활용되어 왔다는 전례를 고려했을 때, 이 문제와 맞닥뜨린 사람들이 이 상황을 '페미니즘'과 완벽하게 구분해서 바라봐주기를 바라는 건 과도한 희망일 것이다.




3. 사실 이럴 때 사상집단 수뇌부의 처신이 중요해진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에선 연계된 사상집단의 수장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 사상집단 전체에 대한 대중의 판단이 확 갈려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 이상헌 의원과...


...(아이러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류호정 의원은 사실 최상의 선택을 내린 것이다.


이번 건을 

페미니즘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개개인들의 개별적인 일탈행위로 치부해 버림으로써,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집단 전체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명한 선긋기'를 시도하려 했던 이가 '그 짝동네'에서는 너무나 적었다는 게 문제였다. 간단하게, 저 둘 정도를 제외하면 페미니즘 집단이라 할 만한 동네에서 선긋기를 시도하는 이는 없었다.





4. 아니나 다를까. 언제나 항상 그러했듯 대부분의 페미니즘 녀석들은 이번에도 "우리가 남이가."를 시전 하고야 말았다. 멍청하고도 당당하게 "우리 편 왜 때려!"를 외친 것이다! 이번 건에서 류호정의원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인 장혜영 의원의 입장표명이 상징적이다.


지속되는 오락가락행보 때문에 무척 우스운 취급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번 건만 때어놓고 보자면 류호정 의원의 입장 표명("페미니즘은 지지하지만 이번 집게손 뻘짓사태는 잘못 맞음ㅇㅇ")은 사실 정치적으로 대단히 현명한 처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부분의 페미니즘들은 어리석게도 그러한 류호정을 내부총질 배신자로 낙인찍고 분개함으로써, 이번 사건과 페미니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이고야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중 개개인이 이 사건을 페미니즘이라는 사상과 완벽하게 때어놓고 구분지어서 바라봐주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5. 그래서 결론을 분명히 하건대, 이번 사건은 '페미니즘 사건'이다.

그리고 '페미니즘 사건'이 아니어도 되었을 어떤 상황을 애써 페미니즘 사건으로 만들어 준 건 페미니즘 그들 자신들이기에 당연히 동정의 여지 따위는 있을 수 없다.


+그냥 K페미니즘은 전부 싸잡아 폐기처분하는 게 맞다. 무슨 똥통에서 옥석을 가리고 앉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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