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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11. 2023

류호정의 전향

"항복하라. 이제라도 항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남녀공동병역 남자 육아휴직 어쩌구 저쩌구

호정이의 전향의사 표명으로 저잣거리가 시끌벅적하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류호정이 지금까지 보여왔던 행보만으로, 우리는 이미 그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은 이러한 전향이 논고의 가치도 없으며 이제 와서 용서받기에는 너무 멀리 온 인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주공! 비록 변변치 못한 자이긴 하나 지금 저자를 죽인다면, 그리고 이것이 저들에게 알려진다면, 저들은 항복해도 어차피 목숨을 보존할 수 없다고 생각해 더욱 똘똘 뭉쳐 죽기로 맞서려 할 것이옵니다. 그럼 우리 역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옵니다." 


필자는 지금 류호정의 오락가락 행보가 생각 없이 페미니즘에 부화뇌동했던 얄팍한 영페미 대중의 보편적인 심리상태를 대표한다고 본다. 솔직히 별 다른 신념도 없이 여성 이기주의적인 욕망 충족하려고 페미니즘에 붙어서 꿀 빨다 이제 와서 보니 뭔가 흔들리는 거 같아서, 왠지 '이 거대한 전쟁'에서 페미니즘이 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손가락 빨면서 '어떻하지?' 하고 있는 딱 그 상태 말이다. 


이런 상황에 전향을 결심하는 이들을 우리가 내친다면, 아마 저들은 항복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서 더욱 똘똘 뭉쳐 최후의 1인까지 죽기로 싸우려 들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신보다 강대한 적을 상대하는 이들에게 별로 좋은 전략이 아니다. 


(끓는 증오심에 항복을 받지않고, 최후의 1인에 개 돼지 소 닭 길가의 들 풀 한점 남기지 않고 모조리 없애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아군이 적군보다 다섯 곱절은 우월할 때나 생각할 수 있는 방식이다.)


우리에겐 '상징적인 전향자'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페미니즘을 버리고 과거를 반성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는 걸 보여줄 상징적인 전향자 말이다. 그런 전향자를 기반으로 삐라를 만들고, 이를 적진에 무더기로 살포하면서 저들의 사기저하와 자중지란을 노려야 한다.





언제나 마왕 주변에는 그러한 악에 빌붙어 자신의 주린 배를 채우는 가증스러운 하이에나들이 득실거린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은 이러한 자들을 용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이에나들은 보통 자신의 삶과 부귀영화가 보장되는 한 마왕을 따른다. 그리고 마왕은 대게 그런 하이에나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마왕을 죽이려면, 특히 우리가 마왕보다 절대적으로 열세에서 이를 이루고자 한다면, 반드시 마왕과 하이에나들을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 이간질시켜야 한다. 그래서 적진을 분열시키고 사기저하를 유발하고 자중지란을 일으켜야 한다.


하이에나 무리들의 악행이 너무 미워서, 유리할 땐 마왕에게 붙어 갖은 악행을 일삼으며 킬킬거리다 수 틀리면 돌아서서 살려달라 입발린 소리를 늘어놓는 모습이 너무 가증스러워서 당장에 목을 치고 싶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저들은 더욱 똘똘 뭉쳐 마왕을 보위하며 죽기로 항거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저 하이에나들이 마왕에 빌붙어 무고한 노인과 아이들을 학살하고, 여인들을 겁탈하고, 마을을 약탈한 뒤 불을 길렀음을 알면서도, 그런 그들에게 거짓된 미소를 보일 수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길 수 있으니까. 


이렇게 투항한 버러지들은 훗날 우리가 완전히 이기고 난 뒤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그때 구실을 붙여 제거하면 그만이다. 




물론 우리는 호정이가 어디까지 전향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저 호정이가 전향을 제시하는 만큼, 딱 그에 맞추어 대우해 주면 된다. 너무 많은 포상을 내려줄 필요도 없다. 그저 "보라, 우리는 항복하는 자를 베지 않는다!"라는 걸 외부에 알릴 정도면 된다.


꼭 호정이가 아니어도 된다. 그럼에도, 이기려면 누군가는 전향자로 받아주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상징적인 전향자와 그 전향자를 기반으로 한 프로파간다 없이 이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케리건 : 예? 지금 농담하시는거죠?

레이너 : 애드먼드 듀크 그 자식은 개자식이란 말입니다!

멩스크 : 그래, 이제 '우리' 개자식이지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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