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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y 04. 2024

독일의 맹수들 - 티거와 판터

잘 알려지지 않았던 뒷 이야기

1차 대전 패전국의 지위와 베르사유 조약에 발이 묶여 매우 빈곤한 공방 능력으로 출발한 독일 전차들이었으나 대전기간동안 꾸준한 공방업을 통해 점차 그 위력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는 맹수시리즈 - 판터와 티거가 등장하며 정점을 찍게 된다.(4호전차만 하더라도 41년에 굴리던 단포신 초기형과 44년에 굴리던 후기형은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당시 판터와 티거는 경쟁국들의 전차들을 모두 한 방에 뭉개버릴 수 있었지만 상대방은 '맹수들'을 격파하기 무척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독일 맹수들은 2차 대전 전차의 결정판으로 그 명성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판터와 티거는, 그리고 이들을 만들어낸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제일'이었을까?




일전 88mm 주포 이야기를 하면서 "의외로 그렇게 엄청난 기술이 반영된 건 아니었다."라고 했는데, 이는 전차 역시도 마찬가지.


정말 간단하게, 두거운 철판때기 들고 와서 사방팔방 덕지덕지 붙여놓기만 하면 전차의 방어도는 올라간다. 아닌 게 아니라 독일 전차를 상대로 고전을 하던 미군들이 파손된 전차의 잔해에서 철판때기를 뜯어와 '전장에서 즉석으로' 자신들의 전차에 가져다 붙여 그 방호력을 독일 맹수전차 급으로 끌어올렸던 사례도 있었다.(ex : 점보셔먼)

공격력도 마찬가지. 그냥 존X 짱 크고 짱 쎈 대포 가져다 박아 올리면 된다.
전차의 공방능력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건, 사실 이렇게 단순한 문제였던 것이다.


무한정으로 철판때기 뜯어 붙이고

존X 짱짱 쎈 대포 올려서 존X 짱 쎈 전차' 만들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응. 정말 딱! 그 마인드로 만들어진 게 독일 맹수전차들이야ㅇㅇ



그럼 아무나 다 그렇게 하면 될 텐데 왜 적국들은 그렇게 하지 못해서 독일 맹수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 물론 거기엔 다 이유가 있었죠. 이게 무슨 치터 방장사기맵 같은 것도 아니고, 당연히 이런 식의 공방업그레이드엔 딜레마가 따랐으니까. 정말 간단하게 생각해 보자. '존X 짱 쎈' 전차를 만들겠답시고 마티즈 차체에다가 수십 톤의 철판때기를 가져다 붙이고 심지어 머리에다 엄청 커다란 대포까지 올려놓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른 거 다 치자하고, 이게 굴러가기는 할까?


아닌 게 아니라 이게 바로 독일 맹수전차들이 돌려받은 딜레마였던 거. 조금만 움직여도 차량의 구동계가 작살이 나서 작동을 안 해요. 연비도 더럽게 안 좋아서 기름을 무슨 목욕탕 물 쓰듯이 처먹어.

우린 맹수군단이 전장에서 보여준 절륜한 성능만 전해들었지만 막상 전장까지 도착한 건 출발한 놈들의 절반뿐이었고 남은 절반은 중도에 퍼짐 + 연료부족으로 자폭했더라는 씁쓸한 뒷 이야기까지는 잘 모르고 있었던 거지


이런 방식의 무식한 공방업 끝판왕이었던 마우스는 그 무게만 200톤 가까이 나가버려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 그냥 전량 폐기처분 했구요, 그나마 가벼운 중형전차라는 판터만 하더라도 초기형은 그냥 앞으로 가기만 했는데 엔진과 구동계에 화재가 발생해 승무원들을 기겁하게 만든 엄청난 물건이었습니다.(물론 후기형으로 가면 이런 문제가 개선되지만 그때는 이미 패망이 굳어진 상태)




여기서 정말 중요한 전차 기술의 본질이 무엇인지가 나오는데

무식하게 철판때기랑 대포 가져와 덕지덕지 업그레이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무거운 철판과 거대한 대포를 달고서도 문제없이 작동하는 자동차 구동계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진짜' 전차 기술력의 본질이라는 거ㅇㅇ

그리고 전술한데로 판터와 티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뒷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정말 당시 독일의 전차 기술력이 그렇게 우수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피할 수 없다.


'무겁고 거대함'을 버텨낼 수 있는 기술력은 구술했듯 그 나라가 가진 자동차 기술력과 연동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은 사실 독일보단 영쿸이 더 우수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독일의 '72톤급' 야크트티거는 여기저기 펑크 나고 퍼지고 옘병 발작을 일으키는 통에 승무원들을 토 나오게 만들었지만 영국의 '79톤급' 토터스는 그럭저럭 문제없이 굴러가긴 했거든. 물론 대량으로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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