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17개국 데이터로 인바운드 여행 수요 예측 분석
2025년 12월 현재, 한국 관광 산업은 1,870만 명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축하할 일이다. 나는 이 숫자에 질문 하나를 던졌다.
"우리는 이 1,870만 명을 정말 이해하고 있는가?"
중국인 440만, 일본인 300만, 미국인 120만. 숫자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왜, 언제, 어떤 이유로 한국을 선택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우리는 17개 주요 국가를 마치 하나의 시장처럼 대하고 있기도 하다. 'K-콘텐츠가 인기니까 다 오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비슷한 메시지를 뿌린다.
모든 시장은 다른 요인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우리는 결과만 보기에 원인을 해석하지 못한다. 나는 결과를 해석하기 위해 지난 10년(2015~2025) 동안의 17개국 관광객 데이터를 전수 조사했다. 환율, GDP, 유가 같은 거시경제 지표와 관광객 수 간의 관계를 XGBoost, Random Forest 같은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핵심 발견
17개국은 환율형, 성장형, 복합형 세 가지 그룹으로 나뉜다.
각 그룹은 다른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미국(환율형)과 베트남(성장형)에 다른 전략을 써야 한다.
거시경제 지표만으로도 관광 수요의 72%를 예측할 수 있다. 특히 호주(83%), 미국(80%), 일본(78%)은 3개월 후 수요를 ±10% 오차 범위 내에서 맞출 수 있다.
예측 가능한 시장에서는 3개월 전에 호텔 객실을 블록으로 확보하고, 항공권 단체 협상을 하고, 마케팅 예산을 선제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경쟁사들이 수요가 터진 뒤 부랴부랴 움직일 때, 2개월 전에 준비를 끝낼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은 방한 수요를 해독하는 가이드다. 17개국을 어떻게 분류하고, 각 시장에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지 설명한다.
당신이 여행 플랫폼의 마케터라고 생각해 보자. 인바운드 관광객 대상으로 활용할 마케팅 예산 30억이 있는데, 어느 나라에 얼마를 써야 할까? 대부분의 답은 이렇다. "중국이 1위니까 중국에 40%, 일본이 2위니까 30%..." 숫자가 큰 순서대로 예산을 배분한다.
이 논리엔 결함이 있다. '많이 오는 시장 = ROI가 높은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미국인이 한국을 찾는 이유와 베트남인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영국인은 환율에 극도로 민감하지만, 일본인은 환율과 역상관을 보인다. 중국은 경제 논리로 예측 불가능하고, 베트남은 GDP 성장률 하나로 방한 수요의 70%를 설명할 수 있다.
이 차이를 무시하고 일괄적인 'Visit Korea' 광고를 전 세계에 뿌린다면? 예산을 허공으로 날리는 것이다. 참고로, 일본 관광청(JNTO)은 국가별 방문 목적, 소비 패턴, 재방문 주기를 세밀하게 추적하고 각국에 맞춤형 메시지를 던진다. 일본은 2014년 우리와 여행객 수가 동등했으나, 올해는 4천 만을 달성할 것 같다. 우리의 2배다. 우리가 배울 점이다.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 인바운드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17개 주요국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단순 상관분석을 넘어, XGBoost와 Random Forest 같은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예측력을 검증했다.
분석 과정은 '데이터 전처리(결측치 제거 및 보간) → 변수 간 다중공선성 파악(PCA) 및 해소 → 머신러닝 모델 테스트 및 성능 비교 → 결과 도출 및 해석'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시경제 지표만으로도 관광객 움직임의 72%를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가별 편차였다. 호주는 83%까지 예측 가능했지만, 중국은 49%에 그쳤다. 이 차이가 바로 전략의 실마리다.
탐색적 데이터 분석(EDA) 결과, 17개국의 방한 수요 패턴은 권역 별로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 주요 권역 별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영미권/유럽 (USA, CAN, GBR, FRA, DEU, AUS) - "환율 민감형"
이들 국가는 환율과 관광객 수 사이에 매우 강한 정(+)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자국 통화가 강세일 때(원화 약세), 한국 여행의 가성비가 높아져 수요가 급증하는 패턴이 뚜렷하다.
상관계수(환율 vs 관광객): 영국(0.63), 미국(0.58), 호주(0.41), 프랑스(0.52), 독일(0.48)
특징: 경제 성장이 성숙 단계에 있어 GDP 증가보다는 환율 변동이 단기 수요를 결정하는 주요인이다.
동북아시아 (CHN, JPN, TWN, HKG) - "복합 요인형"
지리적으로 가깝고 방문 빈도가 높은 이들 국가는 환율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일본(JPN): GDP와는 정(+)의 관계(0.51)이나 환율과는 역설적 관계를 보인다.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보복 소비' 심리와 K-컬처 인기로 수요가 유지되는 특성을 보인다.
중국(CHN): 정치적 이슈(사드, 단체관광 허용 등)와 제로 코비드 정책의 영향으로 거시경제 지표와의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환율 상관계수 0.35).
대만(TWN): 환율(0.45)과 GDP(0.38) 모두와 고른 상관관계를 보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동남아시아 (THA, VNM, PHL, IDN, MYS) - "경제성장 주도형"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GDP 성장과 방한 수요 간에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 중산층의 확대가 해외여행 수요를 견인하는 구조다.
베트남(VNM): GDP와의 상관계수가 0.65로 매우 높으며, 경제 성장이 곧 여행 수요로 직결된다.
태국(THA): 환율(0.42)과 GDP(0.55) 모두에 민감하며, K-Wave의 영향으로 젊은 층의 수요가 탄력적이다.
주요 발견 3가지
호주(0.829), 미국(0.795), 일본(0.776)이 예측 정확도가 최상위권이다.
영국(0.63), 베트남(0.65)이 핵심 변수 영향력이 가장 높았다.
중국은 정치 변수로 예측 정확도가 낮다.
17개국 데이터에 대해 차원 축소를 수행한 결과, 대부분의 국가에서 2개의 주성분(PC1, PC2)만으로 전체 데이터 변동의 85~95%를 설명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거시경제 변수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동되어 움직임을 시사한다.
PC1 (제1주성분):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제 에너지 가격(유가)'과 강한 연관성을 보임 (설명력 65~75%)
PC2 (제2주성분): '경제적 구매력(환율+GDP)' 요인을 대변함 (설명력 15~25%)
분석 인사이트:
17개국 모두 소수의 거시경제 요인이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복잡한 변수 대신 '환율'과 '성장률'이라는 두 가지 핵심 축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모든 국가 데이터에서 Dubai, Brent, WTI 세 가지 유종 간의 VIF(분산 팽창 지수)가 1,000을 초과하는 심각한 다중공선성이 발견되었다. 모델의 안정성을 위해 WTI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했다.
17개국 각각에 대해 4가지 머신러닝 모델(Linear Regression, Random Forest, Gradient Boosting, XGBoost)을 학습시키고 성능을 비교했다. 전반적으로 비선형 모델인 Gradient Boosting과 XGBoost가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호주, 미국, 일본, 태국 등 상위권 국가는 거시경제 지표만으로도 관광객 수요의 75% 이상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정치/외교적 변수의 영향이 커 거시경제 지표만으로는 예측에 한계가 있어 별도의 정성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각 국가 별 최적 모델이 어떤 변수를 가장 중요하게 활용했는지 분석하여, 시장 별 핵심 드라이버를 도출했다.
영국
원/파운드 환율이 10% 상승하면(파운드 강세), 방한 관광객은 약 8~10% 증가한다.
17개국 중 가장 높은 환율 탄력성을 보인다.
환율이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 상승 시, 월평균 약 800~1,000명 증가 (연간 약 9,600~12,000명)
미국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달러 강세), 방한 관광객은 약 5~7% 증가한다. 강달러 시기는 마케팅 최적기다.
환율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100원 상승 시, 월평균 약 600~850명 증가 (연간 약 7,200~10,200명)
호주
원/호주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방한 관광객은 약 6~8% 증가하며, 예측 모델의 신뢰도가 83%로 가장 높아 확신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다.
환율이 900원에서 990원으로 90원 상승 시, 월평균 약 420~560명 증가 (연간 약 5,000~6,700명)
프랑스
원/유로 환율이 10% 상승하면, 방한 관광객은 약 4~6% 증가한다.
환율이 1,500원에서 1,650원으로 150원 상승 시, 월평균 약 180~270명 증가 (연간 약 2,200~3,200명)
독일
원/유로 환율이 10% 상승하면, 방한 관광객은 약 4~5% 증가하는 안정적인 패턴을 보인다.
환율이 1,500원에서 1,650원으로 150원 상승 시, 월평균 약 160~200명 증가 (연간 약 1,900~2,400명)
캐나다
원/캐나다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방한 관광객은 약 5~6% 증가한다.
환율이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0원 상승 시, 월평균 약 200~240명 증가 (연간 약 2,400~2,900명)
대만
환율과 GDP가 고르게 영향을 미치는 균형형 시장이다.
원/대만달러 환율이 45원에서 49.5원으로 4.5원(10%) 상승 시, 월평균 약 6,750~9,000명 증가 (연간 약 81,000~108,000명)
1인당 GDP가 2% 성장 시, 월평균 약 3,000~4,500명 증가
환율과 GDP가 동시에 긍정적일 때 월 10,000명 이상 추가 유입 가능
베트남
1인당 GDP가 5% 성장하면, 방한 관광객은 약 8~12% 급증한다. 경제 성장이 폭발적인 여행 수요로 전환되는 구간이다.
GDP가 5% 성장할 때 월평균 약 1,200~1,800명 증가 (연간 약 14,400~21,600명)
원/동 환율이 0.05원에서 0.055원으로 0.005원(10%) 상승 시, 월평균 약 450~650명 증가
태국
1인당 GDP가 3% 성장하면, 방한 관광객은 약 5~7% 증가한다. 한류 열풍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
GDP가 3% 성장할 때 월평균 약 400~560명 증가 (연간 약 4,800~6,700명)
원/바트 환율이 35원에서 38.5원으로 3.5원(10%) 상승 시, 월평균 약 340~420명 증가
인도
1인당 GDP가 5% 성장하면, 방한 관광객은 약 3~5% 증가하나, 아직은 절대적 수치가 작아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GDP가 5% 성장할 때 월평균 약 30~50명 증가 (연간 약 360~600명)
원/루피 환율이 15원에서 16.5원으로 1.5원(10%) 상승 시, 월평균 약 20~35명 증가
일본
1인당 GDP가 2% 회복되면, 방한 관광객은 약 4~6% 증가한다. 환율보다는 경기 회복 신호가 더 중요한 선행 지표다.
GDP가 2% 회복될 때 월평균 약 12,000~18,000명 증가 (연간 약 144,000~216,000명)
원/100엔 환율이 900원에서 990원으로 90원(10%) 상승 시, 역설적으로 관광객은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 (엔저 시 일본인의 구매력 약화)
중국
환율과 GDP보다는 정책 변수가 압도적이다. 단체관광 재개 시 즉각적으로 월 50,000명 이상 급증 가능하다.
원/위안 환율이 180원에서 198원으로 18원(10%) 상승 시, 정치 변수 제외하면 월평균 약 15,000~20,000명 증가 잠재력
싱가포르
고소득 시장으로 환율보다는 프리미엄 경험과 트렌드에 민감하다.
원/싱가포르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0원(10%) 상승 시, 월평균 약 200~280명 증가
환율보다는 K-컬처 콘텐츠, 미슐랭 레스토랑, 럭셔리 쇼핑 등 경험 가치가 수요 결정
러시아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이 매우 큰 특수 시장이다.
모델 설명력이 낮아(R² 0.41) 거시지표로만 예측 불가
원/루블 환율이 안정적일 때 10% 상승 시 월평균 약 80~120명 증가 추정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동남아 중위권 시장으로 환율과 GDP 모두 영향을 미친다.
각국 통화 대 원화 환율 10% 상승 시, 월평균 각 200~350명 증가
경제 성장률 1%p 상승 시, 월평균 각 50~100명 증가
Type 1. 환율 주도형 (영미권/선진국)
환율 상관계수 0.45 이상이다. 이들은 가격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미국인 방한객은 평균 5.8% 증가한다. 영국은 더 극단적이어서 6.3%까지 뛴다. 왜 이런가? 이들은 이미 경제적으로 성숙한 국가들이다. GDP는 정체 상태고, 해외여행은 이미 일상화되어 있다. 문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다. 동일한 예산으로 한국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순간, 한국행 티켓을 끊는다. 반대로 원화가 강세면, 주저 없이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대체재로 옮겨간다.
문화적으로도 미국/영국/호주는 '가성비 여행'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밀레니얼/Z세대는 Skyscanner, Hopper 같은 가격 비교 앱을 필수로 쓴다. 이들에게 여행지 선택은 감성이 아니라 합리적 투자 판단이다. '지금 한국이 싸니까 간다'는 논리가 지배한다.
환율 모니터링이 출발점이다. 원/달러가 1,450원을 돌파하는 시점에 'Exchange Rate Special' 같은 환율 연동 프로모션을 자동으로 집행해 볼 수 있다. 이들은 '지금이 기회'라는 메시지에 즉각 반응한다.
Type 2. 경제성장 주도형 (동남아/신흥국)
GDP 상관계수 0.50 이상이다. 베트남은 0.65로 최고치다. 환율이 10% 움직여도 방한객은 2~3%만 흔들린다. 대신 자국의 GDP가 1% 성장하면 관광객은 6.5% 폭증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저렴한가'가 아니라 '이제 내가 갈 수 있는가'다.
왜 그럴까? 1990년대 한국을 떠올려 보라.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한국인들이 일본, 홍콩으로 떠나기 시작했던 그 시기 말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이제 나도 해외여행을 가볼 수 있다'는 꿈을 꾼다. 베트남 중산층은 2024년 13%에서 2026년 26%로 2배 성장할 전망이다. 이 말은 향후 2년간 약 1,000만 명의 새로운 타겟이 생긴다는 뜻이다.
베트남/태국/필리핀의 20~30대는 K-드라마와 K-팝을 보며 자랐다. 이들에게 한국은 단순 여행지가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다. 명동에서 한국 화장품을 사고, 강남에서 인증샷을 찍고, 한강 공원에서 치맥을 먹는 것은 여행 버킷리스트 1순위다. 이들의 첫 해외여행은 유럽이 아니라 한국이다.
가격 할인이 아니라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팔아야 한다. 명동 쇼핑, K-뷰티 체험, 아이돌 굿즈 투어, 드라마 촬영지 순례 같은 인스타그래머블한 패키지가 유효할 것이다. 이들은 저렴한 한국이 아니라 특별한, 드라마 속 한국을 원한다.
Type 3. 복합 요인형 (동북아/특수시장)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중국은 예측 정확도 49%로 최하위다. 일본은 환율 상관계수가 -0.42로 '역상관'을 보인다. 경제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장이다.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 관광객은 절벽처럼 떨어졌다. GDP는 계속 성장했고, 위안/원 환율은 중국에 유리하게 움직였지만, 관광객 수는 늘지 않았다. 2024~2025년 회복은 경제가 아니라 '단체관광 재개'라는 정책 한 방에 의한 것이었다. 베이징의 한 마디가 우리의 모든 예측을 무력화시킨다.
2022년부터 엔저가 심화되면서 100엔당 850원까지 떨어졌다. 경제 논리라면 일본인 방한은 급감해야 맞다. 그런데 실제로는 2023~2024년 일본인 방한객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왜? K-팝 콘서트, K-드라마 성지순례, K-뷰티 쇼핑이 환율 장벽을 뚫었기 때문이다. '비싸도 간다'는 팬덤의 힘이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애국 소비문화가 강하다. 정부가 한국 가지 말라고 하면 실제로 안 간다. 반면 일본은 개인의 취향이 강한 오타쿠 문화가 발달했다. BTS 팬이라면 엔저든 엔고든 한국에 온다. 이 두 시장은 경제가 아니라 국가 통제와 팬덤이라는 비경제적 변수로 움직인다.
중국은 블룸버그보다 정부 발표를 먼저 체크해야 하는 시장이다. 일본은 K-콘텐츠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되, 환율이 1,000원을 넘으면 프로모션을 중단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리스크 헷징 차원에서 이 두 국가 의존도를 전체의 40% 이하로 관리하면 어떨까 싶다.
다가올 2026년엔 더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1,870만 명이라는 숫자의 이면에는 여전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시장들이 있고, 언제 변할지 모르는 중국 같은 불안정한 시장도 있다. 이 분석을 통해 발견한 건 관광객 데이터가 보여주는 패턴과, 그 패턴 뒤에 숨은 문화적·경제적 메커니즘이다. 세 가지 핵심 인사이트로 정리한다.
Insight 1: 모든 시장은 다른 동기를 갖는다
미국인이 "달러가 세니까 한국 가자"라고 말할 때, 베트남인은 "이제 내 월급으로 한국 갈 수 있어"라고 말한다. 일본인은 "BTS 콘서트 보러 가야 해"라고 말하고, 중국인은 "정부가 허락하면 가겠지"라고 말한다. 17개국을 환율형(6개국), 성장형(6개국), 복합형(5개국)으로 분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 그룹은 모두 다른 경제적·문화적 유인에 반응한다.
Insight 2: 예측 가능성이 곧 전략적 자산이다
호주(83%), 미국(80%), 일본(78%)은 예측 정확도가 높다. 이 말은 우리가 환율과 GDP 전망치만 확보하면 3개월 후 수요를 ±10% 오차 범위 내에서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중국(49%)과 러시아(41%)는 아무리 정교한 모델을 만들어도 정치적 요인 한 방에 무너진다. 예측 가능한 시장에서는 3개월 전에 호텔 객실을 블록으로 확보하고, 항공권 단체 협상을 하고, 마케팅 예산을 선제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경쟁사들이 수요가 터진 뒤에 부랴부랴 움직일 때, 이미 2개월 전에 준비를 끝낼 수 있다. 데이터 기반 경영을 하는 것이다.
Insight 3: 전략이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중국은 440만 규모로 방한객 1위다. 하지만 예측 정확도 49%로 하위권이다. 정치 변수로 언제든 수요가 증발할 수 있다. 반면 호주는 70만 명에 불과하지만 예측 정확도 83%다. 전략의 본질은 '많이 오는 시장'이 아니라 '예측 가능하고, 성장하며, 돈이 되는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제 감으로 하던 일을 수학으로 해야 할 때다. '누가, 왜, 언제 오는가'를 데이터로 해석할 수 있는 자가 살아남는다. 환율이 1,500원을 넘는 순간 미국 광고 예산을 자동으로 증액하는 시스템, 베트남 GDP 성장률을 보며 프리미엄 패키지를 선제적으로 론칭하는 체계, 중국 정부 발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리스크를 조기 경보하는 대시보드. 이런 것들이 2026년 인바운드 시장을 준비하는 여행 플랫폼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
막연한 희망보다는 끈질긴 분석이 옳다.
여행업의 미래는 데이터 위에 있다.
커버 사진 출처: Unsplash의Jinhan Moon
본문 표 직접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