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4,600 돌파, 다시 쓰이는 역사

2026년 1월, 우리는 역사적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

by 능구의 시선

0. 들어가며

2026년 1월 12일, 현물 금 가격이 온스당 $4,600.33을 기록하며 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루 만에 2% 급등한 수치다. 2025년 한 해 동안 65% 폭등했던 금값은 2026년에 들어서도 벌써 6% 상승하며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제 금값이 온스 당 $5,000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HSBC는 2026년 상반기 중 $5,000 달성을 전망했고, UBS는 1분기 말까지 빠르게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왜 금인가? 왜 지금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지금 미국과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 가지 구조적 변화를 들여다봐야 한다.



1.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다

1월 11일, 어제는 미국 연방 검찰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명목 상 이유는 25억 달러 규모의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비용과 관련한 의회 증언 내용이다.


파월 의장은 즉각 서면 및 영상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이번 형사 기소는 연준이 대통령의 뜻을 따르지 않고 오직 국민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했기 때문에 발생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이 있다. 트럼프는 집권 이후 여러 차례 금리를 즉각 내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왔고, 연준이 이를 거부하자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연준 독립성의 위기는 금값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고, 무수익 자산인 금의 상대적 매력은 높아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신뢰의 문제다.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것은 미국 통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다는 의미다. 예측 불가능한 정책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선택한 건 바로 5천 년 역사의 안전자산, 금이었다.



2.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증가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우리는 두 개의 지정학적 사건을 목격하고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되어 미국으로 강제 압송됐다. 그리고 현재 미국은 이란 내부 불안에 대응할 군사적 옵션을 검토 중이다. 중동의 화약고가 다시 한번 점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라잇 바타차랴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 모든 사건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라는 내러티브에 더해지며, 우리가 금을 올해 최고 확신 자산군으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위기는 반복된다. 그리고 금은 언제나 답이었다

역사를 돌아보면 명확한 패턴이 보인다. 쿠바 미사일 위기, 걸프전, 9.11 테러,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세계가 불확실성에 휩싸일 때마다 금값은 급등했다.



3. 구조적 호재

지금의 구조는 '달러 약세 + 재정 적자 확대 + 노동시장 냉각 = 금 랠리를 위한 완벽한 조합'이다.

HSBC는 금 랠리를 이끄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을 지적했다.


① 달러 약세
미국 달러인덱스(DXY)는 2025년 고점 대비 약 8% 하락했다. 달러가 약해질수록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매력은 높아진다. 특히 비미국 투자자들에게 금은 더욱 저렴해진다.


② 재정 적자의 폭발적 확대
미국의 재정 적자는 2025년 GDP 대비 7%를 넘어섰고, 2026년에도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과 인프라 투자 확대는 재정 적자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재정 적자 확대는 두 가지 경로로 금값을 자극한다. 첫째, 국가 부채 증가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 우려. 둘째,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 두 경우 모두 금은 헤지 수단으로 작동한다.


③ 노동시장 냉각과 금리 인하 기대
미국 노동시장이 서서히 냉각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압박은 커지고 있다. 실업률은 여전히 낮지만, 채용 속도는 둔화되고 있고, 임금 상승률도 정점을 지났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더 내릴 여지를 만들어준다.


HSBC는 흥미로운 전망을 내놨다. 2026년 금값 범위를 $3,950~$5,050으로 보고, 연말 목표가는 $4,450으로 설정했다. 즉 상반기에 $5,000을 터치한 뒤 하반기에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금 투자자들에게 2026년은 타이밍이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높은 변동성 장세에서, 분할 매수와 리밸런싱 전략이 중요해진다.



4. 은도 같이 간다.

금뿐만 아니라 은도 오르고 있다. 은 값이 온스 당 $85에 육박했다.

금값 상승의 그늘에 가려졌으나 은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은은 금보다 변동성이 크지만 그만큼 상승폭도 크다.


금 따라가는 은 (사진1)

은이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① 산업 수요

은은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전자기기에 필수적인 소재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은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한다.


② 투자 수요

금이 너무 비싸다고 느끼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은을 선택하고 있다. '가난한 자의 금'이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귀금속이 전반적으로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법정화폐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5. 중앙은행들도 금을 쓸어담는다

중국, 러시아, 인도, 터키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2022년부터 공격적으로 금을 매입해왔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2025년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수량은 역대 3번째로 많았다.


왜 중앙은행들은 금을 사는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미국이 경제 제재를 무기로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각국은 외환보유고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리고 그 대안의 중심에 금이 있다. 중앙은행 매수세는 단기 트렌드가 아니다. 이는 구조적 수요이며,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금값 하방을 지지하는 강력한 바닥이 된다.



6. 당신 포트폴리오에 금이 있는가?

금값이 $4,600을 넘어섰다. HSBC, UBS, Bank of America는 $5,000을 얘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하고 싶은 질문은 "지금 사도 될까요?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일 것이다.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장 내일 금값이 폭락할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지금 세계는 구조적으로 불확실하다. 연준의 독립성은 위협받고 있고, 지정학적 갈등은 다극화되고 있으며, 재정 적자는 확대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금은 보험이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포트폴리오의 5~15%로 금 구성을 목표하고, 분할 매수로 접근해볼 수 있다. 그리고 더 높은 변동성도 괜찮다면 은도 고려해볼만 하다. 은은 산업 수요가 있는 만큼 잠재력도 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금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화폐가 생겨났다 사라졌지만, 금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2026년 우리는 또 다른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전후 질서가 무너지고, 달러 패권이 도전받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금은 다시 한번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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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 사진 출처: UnsplashJingming Pan

* 본문 사진 출처: 사진1(UnsplashScottsdale 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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