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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Nov 14. 2023

정해진 놀이가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대로

엄마는 환경만 만들어 줄 뿐이다.

코로나로 가정보육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놀이를 해 주게 되었다. 하나 생각해서 해 주던 놀이가 점점 계획을 세우게 되고, 여러 재료를 찾게 되고, 생활주제를 고려하고, 영어와도 접목시켜주고 싶었다. 지나고 보니 참 많은 놀이를 해 주었다. 그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 소중한 추억들이다.


그때 놀이를 해 주면서 느낀 것들이 있다. 엄마는 무얼 하려고 계획하고 재료와 환경을 세팅해 주지만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어떤 날은 별 거 안 했는데 너무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신경 써서 많이 준비했는데 시큰둥할 때도 있었다. 이 때도 이걸 내가 어떻게 준비했는데, 엄마가 얼마나 힘든데도 해 주는 건 데를만 생각하고 아이를 대한다면 즐겁게 마칠 수가 다. 난 놀이를 해 주다 보니 오히려 그대로 흘러가기보다는 아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다른 방식으로 놀 때 더 신났던 것 같다. 그럴 때 내 휴대폰 카메라는 열일을 했다.


남자이들은 탈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은 탈것으로 놀이했던 기록을 모아보았다.

첫 번째는 기차로 놀이한 것이다.

기차 놀이

이 때는 숫자를 잘 쓸 줄 몰라 직접 써 보게 하여 기차를 만들었다. 숫자를 써서 상자에 하나씩 붙이고 순서대로 연결해 주어 숫자기차 만들기를 완성했다. 장난감도 태워보고 직접 타 보기도 했다. 집에서 끌고 다니며 바빴던 기억이 있다. 재미있었는지 다음에 또 숫자기차 만들기 하자고 하던 아이들이었다.


무지개색으로 색종이 골라서 기차 만들기도 해 보았다. 둘째가 3살 때 choo choo train을 외치며 한참 색칠했었다. 형을 따라 일찍 노출되니 말할 수 있는 영어단어가 많았다. 기차에 숫자나 색깔을 직접 써 보게 하면 자연스레 쓰기 활동과 연결될 수도 있다. 전지에 붙이면 아이들이 마음껏 그릴 수 있어 좋다.

배 놀이

배를 이용한 놀이 두 가지다.

병뚜껑에 클레이 넣고 빨대 꽂아 세모난 종이 꾸며 붙여주면 간단하게 돛단배를 만들 수 있다. 배 만들기가 시작이었으나 클레이로 초밥 만들기가 이어졌다. 소스도 만들고, 디저트도 만들고 바다동물도 찍어주었다. 늘 엄마는 틀만 마련해 줄 뿐 이어가는 건 아이의 몫이다.


배를 이용해서 미술뿐 아니라 과학놀이도 할 수가 있다. 종이배를 접어서 물에 젖는 실험을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종이가 젖지 않을까 이야기해 보고 크레파스와 양초를 칠해서 넣어 보았다. 또 양초 녹인 물에 담갔다가도 넣었다. 엄마는 나름 준비했지만 아이들은 물에 띄우는 데만 집중했다. 그래도 물 출렁이게 하고 베끼리 합체시키면서 신나게 놀았다.

바퀴 미술

바퀴를 이용한 그림도 아이들이 좋아한다. 장난감 자동차 바퀴에 물감을 묻히고 자유롭게 굴려준다. 조금 하더니 장난감을 칠하는 활동으로 변했다. 항상 뜻하지 않게 놀이가 흘러간다. 그러더니 너무 재미있어하며 여러 대를 칠하고 말았다.

자동차 만들기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이 종이 접기가 아닐까 싶다. 첫째는 소근육이 약해 잘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해 주곤 했다. 주로 내가 접어줄지라도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종이접기를 하면 늘 스케치북에 붙여 그림을 그리게 했다. 경찰차로 하고 싶다며 경광등을 그려달라고 했었다.


우유팩으로 자동차 만들기도 했다. 원하는 색의 물감으로 우유팩을 칠해준다. 물감이 마른 후 색종이와 스티커를 붙이며 꾸며주었다. 바퀴까지 붙여주니 그럴듯하다. 이렇게 물건을 바로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서 만들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코로나가 끝나고 아이가 조금 큰 지금은 이렇게 놀이해 줄 수가 없다. 학교와 학원으로 바빠진 아이의 시간도 그렇고 열정이 줄어든 나도 그렇고 예전만큼 아이가 즐기지 않는다. 역시 놀이도 다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되면 스스로 계획하고 노는 걸 더 즐긴다. 그래서 힘들겠지만 방학이 더 기다려지기도 한다. 그때 마음껏 놀아주어야지 하고 말이다. 지금 아이가 어리다면 엄마와의 소중한 시간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른 재료하나라도 제공해서 아이가 마음껏 확장할 수 있는 놀이를 해 주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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