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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Nov 15. 2023

공부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들

꿈, 놀기, 사람의 기본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점차 변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도 그랬고, 스마트폰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이들의 꿈이 유튜버인 것만 봐도 내가 자라던 때와 참 다르다. 앞으로는 더 많은 변화가 빨리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학교의 교육방식은 예전과 많이 다르지 않고 많은 아이들이 목적 없이 공부를 위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읽은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으며 지금도 사실상 아이들의 학창 시절의 모습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많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공부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다. 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전에 채워져야 할 것들이 있는 것이다.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엄숙한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리스어의 동사를 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었다. 한스는 멍하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첫째, 공부를 하기 이전에 아이의 꿈이 있어야 한다. 우리도 목표를 정하고 하는 일의 능률이 더 오르듯이 꿈이 있는 아이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느끼기 때문에 주변에서 시켜서 하는 공부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과외를 할 때 보면 꿈이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순히 엄마가 하라고 하니까, 시험 점수를 잘 받고 싶으니까.. 예고 다니던 아이 중에는 그냥 선생님이 떠먹여 주기만을 바라는 아이도 있었다. 엄마가 하라고 하는 것이 전부일 때는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렇게 하는 공부는 빛을 발할 수가 없다. 주어진 공부만 하다 보니 생각할 시간이 없고 자기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지 못한다. 지금 수학 문제를 하나 더 풀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시험을 위한 독서가 아니라 즐기며 책을 읽어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고 빨리 배울 수 있는 뇌 그릇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학습보다는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고 여러 곳을 데리고 다니며 체험을 하도록 도와주려 한다.     


“아버지 기벤라트 역시 한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기 위하여 나름대로 무진 애를 쓸 뿐, 한스의 친구나 위로자가 되지는 못했다. 사랑마저 빼앗기고 모두에게 버림받은 한스는 자그마한 정원에 앉아 햇볕을 쬐거나 숲 속에 누워 몽상에 젖었다.”    

 

 둘째,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공부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일 수 있다. 명문대에 다니면서도 자살하는 이야기, 얼마 전 분당에서 일어난 묻지 마 폭행 같은 사건의 이야기 등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지 공부를 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었지만 그들이 마음 터놓고 기댈 곳이나 위로받을 곳이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되었을까 싶다. 늘 아이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 아무리 좋다 해도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하면 안 된다. 정말 꼭 필요하다면 대화를 통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옆에는 엄마, 아빠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그럼 지친 아이는 쉬고 위로받을 수 있다. 상담할 때 해 주신 얘기인데 아이가 물을 흘리는 등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어야 아이가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받아쓰기 많이 틀렸다고 눈물을 글썽이는 첫째에게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장난감이 부러져서 큰일 났다는 둘째에게 너만 안 다쳤으며 됐다고 말해주며 나도 노력하고 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의논하고 기댈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너만 한 나이에는 바깥공기도 실컷 마시고, 운동도 충분히 하고 편히 쉬어야 하는 법이라고. 도대체 뭣 때문에 방학이란 게 있는 줄 아니? 지나친 건 좋은 게 아니란다.”     


 셋째, 많이 놀고 자연에서 많은 것을 경험해야 한다.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라는 것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정작 아이가 공부를 써야 할 에너지는 고등학교 때이다. 하지만 남들보다 더 빨리, 많이 하려는 욕심에 어린 시절부터 힘들게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등학교까지는 신나게 놀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럼 그 추억과 경험으로 나중에 해야 한다고 느낄 때 공부할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 에너지를 미리 써 버리면 정작 해야 할 때 무너질 수가 있다. 늘 멀리 내다보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지금 꼭 내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놀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최고다. 첫째가 태권도와 피아노를 가니 유치원 때 비해 놀이 시간이 줄었다. 그래서 나는 사이사이 아이의 놀이를 채워주려고 한다. 마음껏 놀고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몰입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욕심이 많아지고 중간을 지키는 것이 늘 어렵다. 수영은 몸 굳기 전부터 해야 한다더라, 방과 후 보냈더니 한 달 만에 줄넘기도 잘한다더라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만 아이 뒷받침을 못 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아이에게 하면 안 좋은 것이 있을까 싶고 여건이 되면 다 해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이라 괜찮아, 토요일 한 번만 해 하는 것들이 쌓이다 보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늘 부모의 철학 아래 중요한 것 1~2가지만 집중하고 초등학생 때까지는 충분히 놀고 책을 읽게 해야 한다. 그리고 책과 경험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하고 싶을 때 그 에너지를 써야 한다. 가는 과정에서 힘들고 지칠 때는 늘 부모가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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