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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Jan 02. 2024

마음껏 수영하며 선셋을 즐기다

우리의 첫 숙소, 마젤란 리조트

동남아 여행의 꽃은 리조트가 아닐까. 에어비앤비에 저렴한 숙소도 있다는 남편의 말도 난 귀담아듣지 않고 무조건 리조트를 가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개인 수영장이 있는 풀빌라에서 하루 묵기 위해서는 40만 원이 넘는 금액이 기본이다. 워터파크가 있는 리조트에 묵는다 해도 정해진 시간에만 수영하고 아이들과 자유롭지는 않다. 그런데 동남아에 있는 리조트를 가면 아이들이 일정이 있어도 수시로 수영을 할 수가 있고 탈의실의 번거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돼서 마음껏 이용하고 싶었다. 또 음식이 입에 맞을지 안 맞을지 모르니 조식으로 아침 배를 든든하게 채우는 건 기본이다. 



호텔에서 1박 후 둘째 날 리조트로 이동했다. 엄청난 규모에 정말 깜짝 놀랐다. 비용을 조금 저렴하게 해서 일 수도 있지만 수영장이 있는 곳에서 방까지 거리도 상당하였다. 일찍 도착했기에 짐을 맡기고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힌 뒤 아이들은 바로 수영을 했다. 수영장을 보자마자 체크인하는 동안 빨리 물에 들어가고 싶다며 흥분한 첫째 때문에 같이 서둘렀던 엄마, 아빠다. 이 리조트에는 수영장이 6개 있다고 했다. 첫날은 주로 메인 수영장에서 놀고 다음날부터 좀 걸어서 다른 수영장에서도 놀았다. 오전에 관광을 하고 와서도 물놀이를 하며 지치지 않는 아이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3년 전에는 무서워서 물에 들어가는 데 오래 걸렸던 둘째가 밤까지 물에서 노는 것도 엄마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몇 년 전에 세부에 갔을 때는 리조트 앞 비치가 상당히 넓었는데 이곳은 그렇지는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 섬투어에서 보았던 물고기보다 리조트 앞바다에 물고기가 더 많았다. 스노클링도 무서워서 하지 못하는 나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아이들은 물고기를 만져봤다, 물고기가 나한테 온다며 너무 즐거워하였다. 이런 게 바로 동남아의 매력이구나.. 싱글일 때 친구들과 여행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빽빽하게 계획을 짜던 나는 이제 이렇게 쉬면서 즐길 수 있는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덥고 물놀이를 즐기지 않지만 아이가 노는 것만 보아도 행복하고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


 

다 좋은데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그랩을 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리조트 안에 레스토랑도 있긴 했지만 조금만 나가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데 그 안에서 매 끼니를 먹게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랩을 타고 시내 나가서 밥을 먹었다. 


 섬투어를 하고 온 날 남편이 시간이 애매하고 물에 젖은 수영복을 들고 다니니 무겁다며 숙소 가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나오자고 했다. 막상 가서 아이들은 또 수영하고 다시 나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혹시 몰라 싸 온 햇반, 김, 참치 등으로 한 끼 해결하자고 했다. 그런데 여기는 또 전자레인지가 보이지 않았다. 검색을 해 보니 한 식당에 부탁하면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거다. 남편이 아이들 씻기는 동안 가방에 햇반을 넣고 가서 부탁했다. 기다리는 동안 조금 민망하기도 했는데 이게 엄마가 되고 뻔뻔해지는 건가 보다 싶었다. 피곤한 아이들 굳이 데리고 나가서 먹이기 보다 편하게 먹이고 싶었다. 그런데 젓가락을 챙기지 않은 것이다. 편의점에 물어보니 라면을 사야만 준다길래 신라면(하나에 3천 원 꼴)을 사서 젓가락을 얻었다. 며칠 만에 먹는 한국식 밥이라 그런 건지, 배고팠는지 아이들은 허겁지겁 잘도 먹었다. 나름 하나의 이벤트가 되었다 ㅎ



여행 후 다른 것도 좋긴 했지만 리조트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고 싶으면 언제든 가서 했던 수영, 특히 한국과 달리 락스냄새가 나지 않는 물이 좋았다. 눈 돌리면 수시로 보였던 야자수와 선셋.. 근심 걱정 없이 즐겼던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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