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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Jan 09. 2024

아이와 이색적인 경험_섬투어

마무틱 섬과 사피섬에서의 5시간

섬투어를 예약할 때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비교적 짧은 거리면서 인기 있는 마무틱 섬과 사피섬을 선택하였다. 섬의 종류와 개수, 시간을 정하면 그 시간에 맞춰 보트 타고 이동하면 된다. 물론 리조트 앞에도 바닷가를 이용할 수 있지만 보트를 타는 경험, 자연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섬을 가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특히 새로운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제셀튼 투어로 9시까지 갔다. 거기서 안내를 받고 항구에서 우리를 부르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느꼈던 코타키나발루에서 느낀 안타까운 아이들의 환경이 있었다. 엄마, 아빠가 일하는 곳에서 아이들은 함께 머물렀다. 아무래도 형편이 좋지 않으면 기관을 다니기보다 그렇게 보육을 하는 듯했다. 그 아이들은 계속 엄마, 아빠 옆에서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었다. 또 우리나라와 달리 아무 곳에서나 담배 피우는 어른들이 많아 아이들이 상당히 담배의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순간순간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느끼게 되었다.


시간이 되어 보트를 타러 갔다. 보트는 그리 크지 않고 한 10명 정도 탈 수 있는 크기였다. 평소 차를 타면 멀미를 하는 둘째라 보트를 타고 멀미를 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다들 멀미약을 미리 챙겨가라고 했는데 정신없이 그냥 왔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보트가 빨라서인지 둘 다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너무 신나 했다. 짜릿하다면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아이가 웃는 것만 봐도 같이 미소 지어지고 행복해지는 엄마다.      

마무틱 섬

코타키나발루에서 20분 정도 보트를 타고 마무틱섬에 먼저 도착했다. 섬인지 뭔지 상관없이 그저 물만 봐도 신나는 첫째는 바다에 바로 뛰어든다. 상대적으로 조심성이 있는 둘째는 처음에는 해변에서 파도만 느끼며 놀다가 슬슬 들어간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고운 모래가 인상적이었고 아이들이 놀기에 참 좋았다. 수영을 하며 물고기가 옆에 지나다니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스노클링을 챙겨갔지만 자꾸 물이 들어간다며 잘하지는 못했다. 1시간 정도 수영을 하고 남편이 섬 산책을 해 보자고 해서 걸어보았다.

 넘어져 있는 나무들, 특히 뿌리가 다 드러난 나무들이 또 멋진 풍경을 만들어냈다. 바닷가 돌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던 바다 생물들이 움직이는데 어른도 아이도 모두 신기해서 한참을 관찰했다. 입구에서 코코넛 파는 것을 보고 먹고 싶다던 아이는 막상 마셔보더니 맛이 없다며 먹지 않았다.

사피섬

 그렇게 마무틱섬에서 시간을 보내고 약속한 시간에 아까 내린 곳으로 가면 다른 보트를 타고 사피섬을 이동했다. 예약할 때 섬에 머무르는 시간을 정할 수 있는데 남편이 마무틱 섬은 좀 길게, 사피섬은 짧게 잡아서 사피섬에서는 그리 오래 놀지는 않았다. 사피섬으로 오니 배가 고파 오자마자 식당을 찾았다. 어제는 아이들이 현지음식을 잘 먹지 않아 볶음면, 계란 하나씩과 라면 하나만 시켰다. 그런데 웬걸~ 첫째가 볶음면을 혼자 다 먹는 것이다. 우리도 배고프던 찰나에 남편에게 얼른 우리 메뉴 또 시켜달라 했다. 둘째도 평소 먹지도 않던 매운 라면을 뚝딱 먹는 것이 아닌가. 역시 반찬투정이 웬 말이냐~ 시장이 반찬이다. 사피섬에서는 곳곳에 열매가 떨어져 있길래 우연히 주워서 아이들에게 주며 물고기 먹이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먹혀서 물고기들이 오는 것이 아닌가. 그때부터 아이들은 의욕이 넘쳤다. 열매 더 가져오라는 둥, 이 생각을 해낸 엄마는 천재라는 둥 난리가 났다. 졸지에 난 천재가 되었다. 

    


 이렇게 두 개의 섬투어를 마치고 다시 보트를 타고 코타키나발루로 왔다. 오는 보트 안에서 둘째는 쓰러져 잠들었다. 코로나 전에 아이들과 세부를 갔을 때는 아이들 기억이 거의 없었다. 이제 8세, 6세가 된 아이들은 다른 환경, 여러 체험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다녀온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특히 둘째는 코타키나발루에서 보았던 것, 날씨, 기억을 수시로 이야기한다. 잠깐의 여행이었지만 아이에게 남은 게 상당한 것 같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며 다른 문화, 사람들을 이해하고 시야가 넓은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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