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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Jul 10. 2024

우리가 부지런히 체험을 다니는 이유

볼 것도 많아서지만,  함께 다닐 시간들도 얼마 없다는 것을..



 “엄마, 곤충 만지는 데 가고 싶어요. 제발요~.” 곤충채집통을 사 준 이후로 곤충잡기에 빠진 첫째가 얼마 전부터 3~4번 한 말이다. 그럼 나는 그런 말들이 그냥 넘어가지지 않는다. 곤충농장은 비용이 조금 부담스럽고 어디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시흥 벅스리움이 생각났다. 사전예약하는 걸 알고 있었기에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다행히 방학 전 평일에 자리가 있었다. 지난주에 예약해서 오늘 하교 후 갈 예정이다. 아이의 관심사가 언제까지 지속되지 않는다. 지금 곤충에 빠져있지만 언제 다른 것으로 옮겨 갈지 모른다. 아이가 지금 빠져 있을 때 원하는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   

   


 

우리가 부지런히 아이와 다니는 이유들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아이들은 에너지를 풀고 시야를 넓힐 곳이 필요하다. 

 나도 처음부터 아이랑 많은 데 다녀야지 하고 계획을 했던 건 아니다. 주말에 아이와 있기 심심하니 하나씩 다니던 것이 점차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지금 아이들이 컸다 해도 둘이다 보니 오전을 보내면 영낙없이 소리가 커지고 몸으로 놀이를 시작한다. 그래서 나가야 한다. 그렇게 다녀보니 아이에게 좋은 점이 많고 아이가 원하는 것도 생기니 더 열심히 해 줄 수 있을 때 다녀보자는 생각이다. 집 앞 놀이터만 나가도 자기의 행동반경이 넓으니 아이들은 싸우지 않고 잘 논다. 또, 넓은 곳에서 뛰기도 하고 나무에도 오르며 에너지를 분출해 건강하고 잠도 잘 자는 효과가 있다.  

   

 둘째,  아이의 배경지식이 넓어진다.     

" 미술관, 박물관, 전시회 등 다니며 아이의 견문을 넓혀주고 아이가 관심을 갖는 곳으로 나들이를 하면 그동안 쌓은 스키마가 바탕이 되어 깊고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다."

                                                                         < 내 아이 위대한 힘을 끌어내는 영재 레시피>          

 꼭 체험과 독서를 연관 지어 활동하지 않아도 된다. 박물관에 가면 책에서 읽었던 것을 떠올리고, 책을 읽다가 체험하면서 본 것이 나오면 반가워한다. 책에서만 본 아이와 책과 체험을 같이 한 아이의 지식의 깊이는 분명 다를 것이다. 또 아이들은 추상적인 개념보다 구체적인 것을 볼 때 더 잘 받아들이고 기억한다. 얼마 전 경주를 다녀오고 나서 우리 둘째는 책 읽을 때마다 황룡사나 불국사가 나오면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모른다. 포항에서 갔던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덕에 삼국유사 중에서도 그것은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다. 이제 첫째가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어디 가기 전에 관련 도서를 빌려서 보기도 하고 체험지를 하기도 한다. 그럼 아이들은 체험지 미션을 하기 위해 더 깊이 박물관을 본다. 전시회, 음악회 등으로 문화경험도 키우고 여러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체험을 통해 조작능력도 함께 키울 수 있다.      


 셋째, 아이와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딱 첫째가 초등학생이 되고 느끼는 점이다. 예전에 좋아하며 갔던 어린이박물관, 어린이과학관을 가면 시큰둥해한다. 이제 시시해서 할 게 없다고 전시실을 일찍 나가버린다. 그러면서 지금 더 열심히 다녀야겠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 있는 것도 많이 보지 못했는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니 범위가 줄어들고 있다. 또, 얼마 안 있으면 엄마, 아빠와 다니는 것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할 나이가 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나에게 이렇게 아이들과 다닐 수 있는 시간이 몇 년 남지 않았다. 그전에 부지런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이다.    

  


  아마 첫째가 2학년이니 나는 3년 남지 않았을까? 그 후에는 함께 간다고 해도 지금처럼 열심히 본다거나 가족과 있는 시간을 마냥 즐거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더 열심히 아이의 관심사를 넓혀주고 깊이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니면서 열심히 걷기에 뇌와 체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가족과의 추억과 사랑, 소중한 시간들이 쌓인다. 그 추억과 사랑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아이가 지금 다녔던 것을 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엄마, 아빠의 사랑을 생각하며 나중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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