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는 이유 있는 선택

도서관은 초등아이에게 최고의 장소

by popo

첫째가 입학하기 전까지는 도서관을 자주 가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도 결국 내가 책을 읽어줘야 했고, 아이들은 오래 집중하지 못했다. 조용히 하라고 말하거나 뛰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일도 쉽지 않았다. 집에도 전집이 많았기 때문에 그 책들만 읽어주기도 바빴다.


그러다 첫째가 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내가 혼자 도서관에 가서 아이가 흥미를 가질 만한 책을 골라왔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도서관을 다녔고, 아이가 빌린 책의 반만 읽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첫째가 3학년, 둘째가 1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주말마다 두 아들과 도서관에 함께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첫째 이유는, 도서관만큼 ‘시간이 잘 가는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요즘 첫째는 웬만한 놀이터나 키즈카페에 가도 금방 시시하다고 한다. 친구가 우연히 있으면 그나마 잘 놀지만, 그렇지 않으면 금방 흥미를 잃는다. 하지만 도서관에 가면 다르다. 책을 고르고 읽다 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동안 나는 집에서 읽힐 책을 고르고, 잠깐의 여유도 가질 수 있어 좋다. 도서관 근처에는 놀이터나 공원이 있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책을 보다 지치면 바깥에서 놀다 오기도 했다. 둘이 함께 책을 고르고 서로에게 추천해 주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되었다. 그렇게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둘째 이유는, 도서관이야말로 아이의 흥미를 따라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집에 있는 전집은 내가 읽어주지 않으면 거의 보지 않는다. 결국 책은 ‘읽어야 한다’가 아니라 ‘읽고 싶어서 읽게 되는’ 경험이 되어야 습관이 된다. 우리 아이들도 자연관찰책에 관심을 갖다가 요괴 몬스터 책으로, 최근에는 한국사 책으로 관심사가 옮겨갔다. 그때그때 흥미를 따라가며 책을 고를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었다.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책으로 빌려주다 보면 아이는 집에서도 책을 읽는 습관을 유지한다. 대부분 엄마들은 학교 교과에 도움이 되는 책을 빌려주고 읽으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책에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다. 나는 그런 책들은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 내가 읽어주고 아이는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도록 한다.



셋째 이유는, 도서관 덕분에 미디어를 자연스럽게 멀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읽을 책이 없으면 아이들은 금세 심심해하고, TV나 게임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집에서 책을 꾸준히 읽도록 나는 평소에도 수시로 책을 빌려다 주었다. 예전에는 평일에도 자주 도서관에 갔지만, 공부방을 시작한 뒤로는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었다. 그 대신 작은 도서관의 상호대차 서비스를 활용해 꾸준히 책을 빌렸다. 그렇게 책을 갈아주다 보니 요즘엔 집에서 스스로 하루 1~2시간 정도는 자연스럽게 책을 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요즘 주변을 보면, 3학년쯤 된 아이들 중에 도서관을 자주 찾는 경우는 드물다. 다들 학원과 숙제로 바빠 책을 읽을 여유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더더욱 도서관 나들이를 소중하게 여겼다.


때로는 40권이 넘는 책을 들고 오가느라 허리가 아프기도 했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책과 가까운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책과 익숙한 기억을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주고 싶었다.


아이들과 주말에 무엇을 할지 고민될 때마다, 결국 도서관만 한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은 지역마다 시설 좋은 도서관도 많아졌다. 이 주말의 도서관 나들이가, 언젠가는 아이들 마음속에 ‘책은 편안하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감정으로 남기를 바라며 어제도 도서관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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