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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Jun 18. 2024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좌절을 겪는 아이

누구나 잘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이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한다.

 집에서는 동생과 비교하고 학교에서는 잘하는 친구들과 비교하며 자기는 못 한다고 하는 첫째로 인해 한 동안 고민이 많았다. 공부를 못해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데 자신의 부족한 점만 보고 기죽는 아이가 속상했다. 그러다 이제 아이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느끼는 당연한 부분이 아닐까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자신을 사랑하고, 부족한 부분을 노력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며 지속적으로 격려와 위로를 해 주고 있는 중이다.     



 점차 다중지능이 강조되고 있듯이 무엇보다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있고,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도 알려주어야 한다.     


 “나는 언제쯤 영어를 잘하게 될까?”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첫째가 한 말이다. 놀라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동생은 영어를 읽는데 나는 못 읽잖아요.” 하는 것이다. 영어책을 꺼내서 읽고 있는 동생을 보며 그 말이 나온 것 같았다. 한글을 늦게 뗀 첫째는 영어 읽는 것도 어려워한다. 그런데 둘째는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파닉스 규칙을 파악해서 읽고 있다.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 친구도 아닌 동생과 차이가 나니 아이가 좌절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이걸 뒤집는 일이 생겼다. 요즘 우리 집은 온라인영어도서관 <에픽>을 이용 중인데 시간이 없어 자기 전에 둘이 함께 한 편씩 볼 때가 많다. 그동안 아이가 아직 읽을 줄 모르기에 리딩 후 퀴즈 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읽어주면서 풀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둘이 동시에 답을 말하는데 첫째가 다 맞추는 것이다. 그동안 영어책을 더 잘 읽고, 읽어주면 더 좋아한 둘째가 당연히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 것도 나의 착각이었다. 역시 노출된 시간이 더 많고 배경지식이 2살이 더 많은 첫째가 이해를 더 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전에 영어를 들려주는데 요즘은 듣고 싶어 하는 걸 골라서 들려준다. 며칠 전 둘째가 옥토넛이 듣고 싶다고 해서 검색해서 소리만 들려주었다. 나는 정말로 하나도 내용을 모르겠는데 첫째가 어떤 바다동물이 나왔고 무슨 내용이라고 말해주는데 깜짝 놀랐다. 이제 이 아이가 정말 귀가 뚫렸다는 걸 느끼기도 했고, 보여지는 부분인 읽고 쓰는 것이 느려 아이가 느리다고만 생각했는데 다른 면에서는 발달이 잘하고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읽고 쓰는 건 동생이 빠르지만 너는 듣고 이해하는 게 빠르잖아라고 말해 줄 수 있었다. 아이는 자기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잘하는 점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시간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투자한 사람이 그걸 잘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사이트워드 교재 한 권이 다 끝나서 복습하면서 리딩파트를 읽는데 아이가 아직 글자 결합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단어를 알려주었는데 거기서도 자존감이 낮아졌었나 보다. 언젠가 또 나는 엄마보다도 영어를 못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네가 영어 듣고 엄마보다 더 이해 잘해서 엄마 알려줬잖아.” 하니 “하지만 읽는 건 엄마보다 못하잖아요.” 하는 것이다. 자기의 노력이 부족한 걸 받아들이지 않고 비교만 하는 어린아이였다. 엄마는 영어를 공부한 게 20년도 넘었으니 너 보다 잘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알려주었다. 네가 엄마보다 잘하고 싶으면 더 오랜 시간 하면 되는 거라고 말이다.     


 학교에서 잘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또 비교의 대상이다. 처음에는 “나는 자연은 엄청 잘하고 수학도 잘하는데 국어는 좀 부족해.”라고 말하더니.. 얼마 전에는 자기는 국어도, 수학도 다 못한다는 것이다. “너 수학은 잘한다고 했잖아.”라고 내가 말하니 반에서 엄청 잘하는 아이 이름을 언급하며 그 애보다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아이 마음에 잘하고 싶은데 노력한 시간은 고려하지 않은채 지금 상태만 비교만 하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또 그날 잠자리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네가 말한 친구는 엄마가 알기로 유치원 때부터 수학학원을 다녔다고.. 그러니 그 아이는 너보다 시간을 수학공부하는데 많이 썼으니 지금 너보다 잘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하지만 엄마는 네가 지금은 노는 게 중요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너는 00 유치원에서 놀기만 했잖아. 지금은 우리가 하는 문제집 정도만 하고 실컷 놀며 네가 정말 공부하고 싶을 때 더 오래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해 주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주니 아이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눈치다.     


 오늘 아침에도 수학문제집을 풀며 도형파트가 나오자 도형은 어렵다고 말하길래 이야기해 주었다. “전보다 너 도형 잘하잖아~엄마가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성장에 집중하는 거래. 네가 얼마 전보다 실력이 는 거에 집중하면 되는 거야.." 라고 말이다.   

   

 유치원에서 놀기만 하다가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 잘하는 걸 보면 좌절이 되기도 할 것이다. 내가 놀았을때,  친구들이 학원 다니고 학습지했으니 지금 잘하는 것은 아이니까 당연히 모를 수 있다. 친구가 잘하면 그냥 그것이 부러울 것이다.


 그럴 때 네가 안 해서 모르는 거잖아, 너 친구보다 잘하고 싶다며 이것도 안 할 거야라고 아이를 비난하기보다 그 상황을 잘 설명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아이가 나와 다른 사람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내 성장에 집중하며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른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한 없이 작아지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그런 면에서 지금 내가 책을 읽고 성장하며 아이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고 위로해 줄 수 있는 환경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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