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알아야 챙길 수 있는 맞춤 놀이
아이들과 함께한 치앙마이 9박 10일 여행.
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특별하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아이들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준비’가 여행의 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가면, 의외로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
공항, 이동 중, 그리고 숙소에서의 여유 시간까지.
그래서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물을 꼭 챙기는 편이다.
이번 여행에는 아이들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챙겼다.
종이접기와 보드게임, 그리고 얇지만 알찬 어린이 수학동아 잡지까지.
예전엔 아이들이 볼 만한 책을 몇 권씩 챙겼는데, 금방 다 읽고 무겁기만 했다.
이번엔 <어린이수학동아> 1년치를 챙겼는데 대성공!
얇지만 내용이 풍부해서 아이들이 10일 내내 질리지 않고 잘 봤다.
여행 중 무겁지 않게, 그런데도 알차게 볼 수 있는 자료가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었다.
여행 준비에서 중요한 건 ‘아이의 요즘 관심사’를 아는 게 아닐까.
둘째는 한창 종이접기에 빠져 있어서 색종이와 종이접기 책을 챙겼고,
첫째는 체스를 좋아해서 휴대용 체스 보드게임을 챙겼다.
작년까진 그리기 도구도 챙겼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흥미가 줄어 이번엔 과감히 제외했다.
이렇게 조금씩 변화하는 아이의 취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공부는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간단한 문제집과 일기장도 챙겨갔다.
조식 전에 20~30분 정도 공부하는 걸로 아침 루틴을 만들었고,
하루 일과 후엔 피곤해도 일기 한 줄이라도 쓰게 했다.
나중에 그 일기를 보며 추억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보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앙마이는 대형 리조트나 풀빌라가 중심이 되는 여행지가 아니었기에,
하루하루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일정을 꼭 넣으려고 했다.
나이트 사파리, 엘리펀트 팜처럼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일정도 넣었고,
나인호텔처럼 블록이나 보드게임이 있는 숙소를 일부러 골랐다.
예술마을에서는 아이들이 팽이 만들기 체험도 했다.
아이를 위한 활동이 많지 않은 치앙마이에서는, 이렇게 하루하루 아이가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일이었다.
우연히 간 카페나 쇼핑몰에서 만난 체스, 포켓몬 뽑기, 오락기들도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놀이였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 아이들 기억 속에도 즐거운 여행으로 남았겠지?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건 ‘레드판다카페’였다.
둘째는 미끄럼틀을 타며 즐거워했고, 첫째는 태국 아이와 닌텐도를 하며 영어로 어울렸다.
매일 또 가자고 할 만큼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장소였다.
사실 어른들끼리 갔다면 관광 후 쉬는 일정만으로도 좋았을 거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아이가 ‘즐길 수 있는 것’을 매일 하나씩은 넣어줘야 한다.
때로는 더 신경 쓰고 더 피곤한 여행이지만,
지나고 나면 사진 속 웃는 얼굴 하나하나가 가족만의 소중한 추억이 된다.
아이들과 함께한 치앙마이 여행.
완벽하진 않아도 우리 가족에겐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다.
다시 떠날 날을 꿈꾸며, 이번 여행의 기억을 소중히 꺼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