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야

엄마도 사람이고 하루하루 힘들다..

by popo

첫째가 일어나자부터 짜증이 시작이다. 동생이 자기에게 자면서 일부러 발로 찼다며 화가 난단다. 그리고 계속 짜증을 부린다. 아침에 늘 하던 루틴인 문제집을 하라고 하니 눈물까지 흘린다. 화난다며 문제집에 큰 엑스를 그리고, 무슨 말만 하면 싫다고 한다. 처음에는 나도 달래준다." 피곤하구나, ~ 때문에 속상했구나..."

하지만 길어지면 나도 사람인지라 화가 난다. 새벽에 일어나 기분 좋다가 아이가 짜증으로 시작하면 그때부터 내 아침도 엉망이 된다. 같이 화내고 소리 지르며 드는 죄책감과 함께,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스스로 안쓰러움까지 몰려온다.


엄마도 사람이다. 나도 화가 나서 화를 내고 너 때문에 나도 아침에 기분이 안 좋다고 말해버리고 나면 그때부터 전세가 역전된다. 갑자기 혼자 문제집을 풀며 내 눈치를 본다. 이미 화를 내 버린 내 마음이 쉽게 진정이 되지는 않는다. 혼자 조용히 아침을 차리며 진정시키고 아이에게 네가 미워서 화낸 게 아니라고 설명해 준다. 누구나 화나고, 피곤하고, 짜증이 나지만 그걸 다른 사람에게 푸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설명해 준다. 전에 엄마가 알려준 풍선요법을 해 보거나 혼자 방에 가서 시간을 가져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니 알았다고 세수하고 오더니 엄마에게 화내서 미안하다고 하는 아이다.



가장 고마우면서도 편한 존재가 바로 엄마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짜증을 받아주다 보면 내가 아이들의 감정 쓰레기통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침에, 하원과 하교 후에 그 감정 쓰레기통이 시작이 된다.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면서 졸거나 피곤한 얼굴로 내리는 둘째. 힘들어서 잤냐고 물어보면 아니라며 소리를 지른다. 후~ 한숨 한 번 내쉬게 된다. 그리고 학교와 피아노학원을 마친 첫째를 만난다. 이제 또 밖에서 긴장과 꽉 찬 일상을 보내고 온 첫째의 짜증이 시작된다. 갑자기 그림을 그리다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종이를 구기더니 “엄마를 버리고 싶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참, 나는 무슨 죄를 지었는가? 동네 북인 건가?

나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새벽에 일어나 독서하고 등원, 등교시킨 후에는 운동하고 블로그, 인스타도 하는 나이다. 그리고 애들을 만나서 이런 짜증을 받아 주어야 하는 내가 짠하다.


생각해보면 나도 자라면서 참으로 엄마 탓을 많이 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 탓을 하고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 벌 받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래서 다들 “너 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보라.” 고 하나보다.


아직 모든 것을 배워가는 아이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또, 나름 밖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긴장하고 잘하려고 하다 보니 편안한 집에 오면 긴장이 풀어지면서 그걸 엄마에게 하는 것도 머릿속으로는 이해한다. 그러나 그걸 받아주는 엄마는 참 힘들다. 그래도 어쩌랴.. 나는 두 아이의 엄마인 것을.. 그런 상황들에서 엄마가 어떻게 반응을 보이고 알려주었는지에 따라 어떤 어른으로 클지가 달라지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있다. 엄마도 화가 나면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거나 글을 써서 풀어.. 너도 화가 나면 혼자 방에서 시간을 가지고 오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제 일기를 조금씩 쓰기 시작하면 감정일기를 써 보려 한다. 누구나 화가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걸 못 풀어 쌓이면 커서 어떻게 되는지 주변이나 뉴스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좋았던 기억만 날 것이다. 밖에서 힘들었을 아이를 위해 쉴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기를... 그렇게 스트레스나 긴장이 쌓이지 않고 건강한 아이로 자라기를 엄마는 오늘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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