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바쁘다. 하루의 스케줄이 꽉 차 있고 이것저것 해야 할 것이 참 많다. 무엇이 충분히 놀아야 할 아이들을 이렇게 바쁘게 지내도록 한 것일까? 그렇게 해야만 하는 분위기 때문인 걸까? 막연하게 내 아이는 사교육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길 바랐다. 그래서 지금 악기하나 운동하나 만 하는 데도 나름 바쁘고 유치원 때에 비해서는 놀이 시간도 줄어든 편이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여기다가 영어나 수학, 그 외에 방과후수업도 하니 거의 놀 시간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거로 끝나면 다행인데 각종 학습지나 학원 숙제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
얼마 전 공개수업을 마치고 엄마들과 반모임을 하였다. 각자 음료를 시키고 바로 시작된 주제는 영어학원... 그리고 아이들의 하루일과였다. 내 주변에 워킹맘들이 주로 앉아서이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대부분 6시까지 돌봄 교실과 학원이 세팅되어 있었다. 그걸 다 해낸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게 현실이라고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직접 그 현실을 마주하니 아이들이 너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는 비록 학습적으로 조금 느릴 수 있지만 참 행복한 초등생활을 하고 있구나 느끼면서...
대체로 아이들의 일상은 이랬다. 학교수업을 마치면 빈 시간들이 있으니 돌봄 교실을 이용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영어, 수학, 피아노, 태권도 등 운동을 다니고 방과후교실도 한다. 그러면 5~6시까지 시간이 맞춰지고 퇴근하는 엄마와 만나는 시스템이었다. 엄마를 만나면 저녁을 먹고 또 학원숙제를 한다고 했다. 초등 저학년까지는 마음껏 뛰놀아야 하는데 이야기만 들어도 너무 안타까웠다. 어른도 몇 시간 수업을 들으면 지치고 힘든데 아이들은 거의 하루를 긴장의 시간으로 보내는 듯했다. 게다가 영어학원이나 수학학원은 한 번에 100분에서 120분의 수업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더 안타까운 건 몇몇 이어지는 엄마들의 말이었다. 그렇게 학원을 세팅해 놓고 보내지만 무엇을 배우는지 아이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제 1학년이 된 아이의 공개수업을 보고 온 결과 거의 모든 아이들이 10분 이상 집중하는 게 어려워 보였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 어린아이들을 이렇게 힘들게 보내게 하는 것일까? 반모임을 마치고 온 그 하루는 뭔가가 가슴이 답답했다. 각자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아 일 수도 있고 막상 맡길 데가 없어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학원을 보내면 그걸로 끝이 아니어야 하지 않을까. 왜 그 학원을 보내야 하는 건지 목적이 있어야 하고 무엇을 배우는지 알아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아이가 진도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알고 도와주어야 하는 게 저학년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이러니 아무리 저출산대책을 세워도, 엄마가 일하고 싶어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나 같이 아이가 학원에서 오랜 시간 보내는 걸 싫은 엄마는 조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케어해야만 한다. 또, 아이가 뒤처지는 게 싫어 학원을 보내려면 그 학원비를 위해서 일해 돈을 벌어야 하는 시스템인 거다. 그러니 부모는 아이를 기르는 게 부담이고 걱정이다. 아이는 충분히 놀면서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크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도 있다.
적어도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여기저기 학원을 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해서 충분이 책을 보고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아이의 발달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그리고 단순히 뒤처지는 게 두려워서, 다른 아이도 가니까 가는 선택이 아닌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해서 보내는 사교육 문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