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 엄마와 선생님은

차이를 인정하고 적절한 방법을 찾아가자

by popo

얼마 전, 코로나로 인해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서인지 신청자에 한해 담임선생님과의 보충학습을 한다는 안내문이 왔다. 읽기와 쓰기가 느린 아이라 걱정이 되어 선생님께 여쭈어보니 수준별로 진행하기 때문에 원하면 신청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신청서를 내고 수업을 진행하기로 하여 월, 화, 목 40분씩 아이만 혼자 선생님과 보충수업을 하고 온다. 신청한 아이가 우리 아이 하나라 첫날 걱정을 했다. 친구들은 다 집에 가는데 혼자만 남아서 하니 싫지는 않을지, 아직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6교시까지 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하교할 때 데리러 갔다. 그런데 아이는 신나서 뛰어오며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어이도 없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거나 아직 학습을 제대로 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러니 입학할 때도 책 한 권을 제대로 못 읽고 쓰기가 서툴러도 아이의 지금 발달이 그렇다 생각해 재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의 루틴은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7세부터 조금씩 하며 시간을 늘려 지금은 20분 정도 문제집을 하고 있다. 그 습관을 잡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왜 공부해야 하냐고 투덜대고, 하기 싫다고 울고, 책에 구멍을 뚫고 낙서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거부를 했었다. 어르고 달래며 꾸준히 시킨 결과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이 잡혀 하자고 해도 싫어하지 않는다. 때로는 스스로 꺼내서 하는 모습도 보이긴 한다. 어쨌든 엄마와는 5 분한 것도 힘들어하는 아이가 선생님과의 40분 수업은 재미있었다니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또, 선생님이 알려주셨다며 글자, 숫자를 순서대로 쓰고 스스로 반복해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 놀란 기억도 있다.


하기 싫어서 낙서하고 구멍 뚫고~


얼마 전 학기 중 상담을 했었는데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는 수업시간에도 항상 바르게 앉아 있고 눈이 초롱초롱하다고 하셨다. 나는 놀라며 집에서는 제가 책을 읽어주어도 가만히 듣지 못하고 움직이고 다른 거 만진다고 하니 그 말에 또 선생님은 놀라셨다. 이렇게 학교와 집에서 다른 아이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긴장한 시간들을 집에서는 풀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입학하면서 나름 긴장한 시간이 길었는지 동생과 엄마에게 짜증을 많이 내던 아이였다. 아이들도 상황을 이해하고 자기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또, 선생님께서 아이가 다른 것에 비해 그림실력이 부족하니 이 부분을 좀 연습시켜 달라 하셨다. 엄마가 뭐 하자고 하면 안 하려 한다 했더니 선생님이 하라고 했다고 말해주라고 하셨다. 그날 바로 그림 그리기 책을 주문하고 아이한테도 말을 했었다. "선생님이 그림 그리는 거 연습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엄마가 도움이 될 책을 주문했어." 책이 오자마자 아이는 너무 좋아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에게 보여줄 거라고 스스로 챙기는 모습이 보였다. 선생님의 힘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느낀 또 다른 상황이었다.


선생님과 수업하고 나더니 혼자 채점하고 점수를 매긴다 ㅎㅎ


“유치원에서는 골고루 잘 먹는데 집에서는 편식을 한다고요?”선생님으로 일할 때, 상담전화를 하면 집에서와는 다른 아이의 모습에 엄마도, 나도 놀란 기억들이 있다. 집에서는 상반된 모습에 상상이 되지도 않고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아이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데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반대의 입장에서 선생님께 대답하고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집과 기관에서 다르구나. 어린아이라도 다른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하는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것이다.


아이에게 엄마는 선생님과는 다르고, 엄마의 역할에 맞게 아이를 챙겨줘야 한다. 학습적인 부분, 아이가 깨닫고 고쳐나가야 할 부분은 선생님과 학교에 맡기고 나는 아이의 습관을 잡아주고 격려해 주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선생님과 소통하며 아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겠다. 그래서 한 아이게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나보다. 지금처럼 학교에서 바른생활을 하고 와서 엄마에게 짜증을 내듯이 (물론 짜증을 내는 게 좋다는 건 아니다. 그 감정을 공감해 줄 편한 상대에게 자기감정을 해소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기댈 곳이 되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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