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의 24시간은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3년을 기다렸던 아이라 너무 소중했고 엄마가 많은 걸 해 주어 멋진 아이로 자라기를 바랐다. 그런데 아이가 커 갈수록 몸은 힘든데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고 다시 일할 수 있을까, 난 무얼 해야 할까 걱정이 될 때도 많았다. 그랬던 내가 SNS를 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챌린지도 해 보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나를 위해 무언가 하나씩 하면서 나의 하루를 만들어 가게 되었다. 그중에서 새벽 시간을 활용하게 된 것이 가장 크다.
일생의 계획은 유년 시절에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나이 들어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에 분별하여할 일이 없다. <살면서 꼭 한 번은 명심보감>
나의 새벽 활용의 시작은 영어낭독 스터디를 할 때부터였다. 영어낭독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미루다 보니 조금 일찍 일어나서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다가 그것만 하니 또 뭔가 부족하여 책을 읽고 필사도 하게 되었다. 새벽이 아니면 같은 양을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낮에는 집안일도 눈에 보여 주의가 산만해진다. 예전에는 자다가 깨면 핸드폰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얼른 일어나 책을 읽게 된다.
그런데 나의 새벽시간을 고수하려다 보니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 둘째가 5세였기에 엄마가 없으니 자꾸 찾아왔다. 많은 날들을 같이 가서 누워있기 일쑤였고 새벽에 일어난 내가 무의미하기도 했다. 나의 시간을 사수하려고 일어났는데 좀 지나서 나를 찾아오는 아이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해서 짜증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면 또 내가 무얼 위해 이러고 있나 회의도 들었다. 이제는 6세 말이 되어가니 잘 오지 않는다. 또 다른 어려움은 새벽에 무언가를 하니 좋아서 욕심을 부리고 나를 채찍질하는 것이었다. 그 시기에 다른 엄마들과 미라클모닝 인증을 했었는데 그게 뭐라고 가장 일찍 일어나면 기쁘고 그러면서 무리를 했다. 더 일찍 일어나서 더 많은 걸 하고 싶고, 피곤해도 억지로 일어나서 몸에 무리가 오기도 했다. 그래서 과감히 인증 방에서 나오고 나의 패턴에 맞게 하기로 했다.
지금의 나는 현명하게, 부담 없이 나의 새벽을 사용하고 있다. 피곤해서 못 일어나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남편이 일어나기 6시 40분 전에만 눈떠도 바로 10분이라도 책을 읽으려 했다. 그 10분이라도 어디냐 하면서 유지해 가니 부담스럽지 않았다. 어쩌다 4시 전후에 눈이 떠지면 책을 조금 더 읽고 집중해서 글쓰기도 해 본다. 하다가 너무 피곤하면 다시 자러 가기도 한다. 그래도 그 10~30분이면 낮에 할 한 시간의 양을 할 수 있다. 또 조금씩 쌓이니 나의 루틴은 이어가게 된다.
육아를 하면서 부모가 먼저 해 봐야 함을 많이 느낀다. 새벽에 책을 읽고 있으면 첫째가 7세가 되고부터는 엄마를 찾지 않고 혼자 놀이를 한다. 엄마가 컴퓨터 방에 있는 걸 알지만 방해될까 봐 화장실도 조용히 간다. 아이가 나에게 물어본다. “엄마 오늘은 무슨 공부했어?” “나 엄마랑 놀고 싶은데 엄마 방해하지 않으려고 혼자 놀고 있었어.” 아이에게도 존중받는 나만의 시간으로 나에게 어떤 변화가 앞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앞으로 나는 이 새벽 시간을 사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