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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하는 워킹맘 Jan 07. 2021

[서평]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올해 초 내 집을 마련하려고 했을 때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했다. 과연 어디에 집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무섭게 치솟은 집값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나왔다. 분명 남편과 나는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대학을 나왔고, 좋은 직장을 갖고 있건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소득이 많다고 부자가 아니라 자산이 많아야 부자라는 말을 우연히 들었는데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지만 왠지 씁쓸했다. 

처음에는 이 사회에 화가 났다. 왜 열심히 본업에 충실한 사람이 집 한 채 사기 힘든 사회를 만들어 놓았나요? 라고 하소연하고 싶고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달라진 세상을 부인하는 것은 사회 부적응자 밖에 안 되니까 말이다. 대신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 규칙을 배우고 적용할 줄 알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재테크 공부를 해보자고 결심했다. 


왜 재테크를 공부하고 해야 할까? 부동산 공부에 한참 열을 올리다가 다시 한번 번뜻 스친 생각이다. 단순한 질문이 이 책 프롤로그에도 나온다. 저자는 "이 단순한 물음에 대한 확고한 소신 없이 시작하는 재테크는 나침반 없이 험한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이 위험한 것이며,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피폐하게 만들 수가 있다." 라고 단언한다. 


곰곰이 재테크의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부자가 되고 싶었다. 돈으로 인해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돈이 전부가 아닌 것은 맞는데, 돈이 없으면 오히려 돈의 노예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시댁 부모님이나 친정 부모님을 보면 노후 준비가 철저하게 되어 있지 않으니 크고 작은 갈등이 있고 그 갈등의 중심에 돈이 있었다. 양가 아버님들은 한국 나이 66세로 경로우대를 받을 나이이다. 하지만 올해 은퇴한 아빠나, 몇 년 전에 은퇴하신 시아버지는 어깨에 힘이 빠졌다. 두 분 모두 집 한 채씩은 갖고 있지만, 그 집은 거주공간일 뿐이고, 노후 자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은퇴 후 생활이 즐겁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여생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삶에 돈이 걸림돌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이런 생각으로 또 하나의 공부를 시작했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챕터로 나뉜다. 재테크 성공을 위한 12가지 법칙, 탄탄한 재테크를 위한 상식, 그리고 부동산 투자를 위한 지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첫번째 챕터, 지출을 줄이고 종잣돈을 빨리 만들라. 내게 재테크란 빚을 지지 않고 돈을 알뜰살뜰 아껴 쓰며 저축해서 모으는 것이었다. 투자도 안하고 저축만 했던 과거를 보면서 자책을 많이 하였는데, 다행히 그 과정이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저축마저 안 했다면 지금 이 시점에도 투자에 대해 관심이나 가질 수 있었을까? 


최선의 재테크는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한다. 즉, 자신에 대한 투자라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생이 생각보다 긴데 단기 결과를 얻는 데 연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학업이든 직장이든 본업에 충실하면서 기본기를 닦고 준비한 사람에게 기회가 오게 되어 있다고 하였다. 단기간에 과실을 내려 하지 말고,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하나하나 이루라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지금까지 남편과 나는 우리 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 눈에 보이는 자산은 없지만 우리 스스로가 자산이다. 이제 관심을 좀 더 넓혀 투자도 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챕터는 탄탄한 재테크를 위한 상식에 관한 내용이다. 주식 또는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사람들, 소위 ‘고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보면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즉, 시장을 보는 눈 (정보해석 능력) 이 있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밑천 (기초자본)이 있으며, 행동할 수 있는 용기 또는 자기확신 (Self-confidence)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책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정보의 올바른 해석, 기사의 의도대로 휘둘리지 않고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는 능력, 감정이나 선입관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성을 갖추는 것이 돈을 버는 사람의 특징이라 하겠다. 결국 종잣돈을 마련하면서 시장을 읽는 안목을 키우다 보면, 자신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결정적 순간에 정확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요즘은 정보가 넘쳐난다. 그래서 어떤 것을 취사선택할지가 또 다른 고민이다. 그런데 그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 없다면 수 억원, 아니 수십억이 들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의 안목을 키우는 것인데, 그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를 잘 골라내는 능력, 진실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보 해석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저자는 남의 일기와 자신의 일기를 쓰라고 하였다. 남의 일기를 쓰라는 것은 전문가가 무엇인가 발표하면 그 날짜와 발표 요지를 정리하여 놓고, 이후 시간이 흘러 말한 것이 맞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진짜 실력가를 가려내기 위함이다. 또한 자신의 일기는 중요 변화나 정부 발표가 있을 때 나의 의견을 꼭 써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개월 후 그 일기장을 들여가 보면, 내가 어떻게 잘못 생각했고, 어떤 면을 빠뜨렸는지 알 수 있다고 하였다. 반드시 실천이 필요한 부분이라 이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투자와 관련하여 또 하나 가슴에 와 닿았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아는 것’은 ‘이해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고 ‘믿는 것’이 되어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믿는 것이 힘’인 것이다."


지금 나는 어느 단계에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아무것도 모르다가 조금 알게 되었고, 이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믿음의 힘까지 갖게 되었는가? 올해 지역을 다녀보면서 느낀 것은 집값이 비싼 곳은 다 이유가 있었다. 입지가 좋고 살기 편하니 누구라도 살고 싶은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양질의 아파트 공급은 제한되어 있으니 당연히 수요가 많은 곳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곳은 가격이 이미 너무 올라 있었다. 이제는 향후 가격이 오를 곳, 지금 가격보다 훨씬 내재된 가치가 놓은 곳을 찾고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해의 단계를 넘어선 믿음의 경지에 도달해야 가능할 것이다. 아는 것을 믿는 것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아직 나는 투자의 걸음마 단계이다. 관심을 갖고 가만히 이 시장을 들여다보니 정말 날고 기는 사람들 천지다. 내 가랑이는 얼마 벌어지지 않는데 따라가려고 마음먹으니 가랑이가 찢어질 거 같다. 이럴수록 내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재테크는 생활 습관이며 마라톤과 같은 것이다. 세상에 마술은 없으며 정도를 지키며 나의 실력을 차분히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꾸준함으로 지속하다 보면 언젠가 고수의 반열에 들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재테크는 이것이다’ 라고 말하며 주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인물이 되기를 꿈꾼다. 꿈도 없이는 실천도 없으니까 이제 나는 절반은 이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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