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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딴짓 Dec 27. 2023

모르지 않는 사람의 죽음

정상급 배우였으므로 지난 세월 알게 모르게 그의 출연작을 많이 보았다. 서글서글한 웃음도, 슬픔으로 무너지는 역할도 잘 어울렸던 배우. 나는 왠지 그의 쫌생이스럽고 짜증 부리는 연기가 좋았다. 칭얼거리는 그의 표정이 얄미우면서도 좋아서 자꾸만 쳐다봤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개구졌으면 하고 바랬다.



이선균 배우님, 영면하소서.
신께서 그 가족을 지켜주기를.

이 순간 죽음을 위태롭게 곱씹고 있는 이들을 돌봐주기를.



제발 제발 우리가 남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멈추게 해 주소서.

우리가 직접 보고 아는 것이 아니라면 제발 평가하지 않기를.

제발 기억하기를.......






담배 연기처럼 / 신동엽



들길에 떠 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 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다 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두레박질이여.



사랑해 주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하늘은 너무 빨리

나를 손짓하네.



언제이던가

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



그대의 소매 속

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

아파 못다 한

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

가벼운 눈인사나,

보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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