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개만 말해봐요
떠나는 길에 니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머리에 불이 나버린다니까'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참고
하려던 얘길 어렵게 누르고
'그래 미안해'라는 한 마디로
너랑 나눈 날들 마무리했었지
-> 여자는 흐르는 눈물도 참고, 하려던 얘기도 억누르고, 오히려 '미안해'라고 사과까지 하면서 아무 말 못 하고 이별을 (당)합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이 부분 가사가 너무 애절했어요. 그래서 굳이 슬프게 부르지 않고 꽤 담담한 톤으로 불렀는데도 역설적으로 더 슬프게 들렸습니다. 그런데 웬걸, 여러 번 들으니 그건 그저 여자의 '지나간' 팩트에 대한 독백이었어요. 그때 있었던 일은 기술되어 있지만 그걸 이야기하는 현시점에서는 감정이 없으니 정말 담백하게 부른 거죠. 심지어 경쾌한 북소리까지 곁들이면서요!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
떠나는 길에 니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
-> 이 부분 뮤비 보면 이 여자(비비)를 도와주려 마법사 같기도 하고 마녀 같기도 한 다른 여자가 비비의 꿈속에서 속삭입니다. 영상에서는 비비가 1인 2역을 하는데요. 여자의 또 다른 자아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마법사는 여자에게 확인하듯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라고 속삭여봅니다. 하지만 꿈속에서 조차도, 즉 무의식의 세계에서도 여자는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라고 읊조리듯 그러나 분명하게 이야기해요. 확신이죠.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
상다리가 부러지고
둘이서 먹다 하나가 쓰러져버려도
나라는 사람을 몰랐던 넌
-> 여자의 목소리에서 확신의 말을 들은 마법사는 그녀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아니, 둘이 같은 자아라고 본다면 스스로를 돕는다고 봐야겠지요(영상에서 보면 마법사가 자고 있는 그녀를 자신의 장소로 이동시킵니다).
-> '둘이서 먹다 하나가 쓰러져버려도 나라는 이를 몰랐던' 사람이네요, 그 남자. 아아, 이제 확실히 깨달았어요.
떠나가다가 돌아서서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
-> 반복되는 가사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여자의 목소리는 당당합니다. 미련도 상처도 없어요. 오히려 내가 바라는 게 뭔지를 깨닫게 되어 기쁘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자신에 대해 또렷이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쁠까요! (이 즈음에는 맨 첫 줄의 헤어짐에 대한 가사는 기억도 안 나네요.)
책을 읽은 후 해석은 독자의 마음대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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