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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Nov 20. 2024

과메기가 맛있어지는 계절에 바다마을을 걷다

해파랑공원에서 해맞이공원을 걷는 길이 마냥 예쁘다

영해의 아침은 나에게 있어 가장 나를 보살피는 시간이다.

알람 없이 눈을 떠 어제의 나를 정리하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마음을 다 잡는다.

아침밥을 챙겨 먹고 거실 테이블에 자리 잡고 있으면 하나 둘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남들보다 이른 하루의 시작에 놀란 사람들의 모습들을 매일 마주한다.

나에게 있어 아침은 온전히 나 하나만을 생각하는 귀중한 시간이기에 다른 이들보다 일찍 침대와 미련 없이 이별한다.

의심 없이 완벽한 아침형 인간이다.

첫날의 14km 트레킹에도 생각보다 몸이 가볍다.

저녁식사 대신 잠을 선택한 자의 컨디션이 좋다.

어제의 내가 괜히 대견해지는 순간이다.

해파랑공원은 건강하고 활기찬 갈메기와 함께 합니다

원래 예정은 블루로드 A코스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17.5km의 압박감에 미리부터 걱정을 했던 사람들의 염원인지 새벽에 비가 내려 보다 쉬운 길로 오늘의 경로가 변경되었다.

바로 해파랑공원에서 해맞이공원을 향해 바닷길로만 걷기.

솔직히 블루로드 A코스도 궁금하긴 하지만, 항상 다음에 다시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귀여운 꽃게의 하트를 받으며 출발한다.

해파랑 공원에서 출발하자마자 보이는 갈매기들의 모습에서 건강함이 느껴진다.

전날 트레킹으로 갈매기들을 본 사람들이 새우깡을 가져왔다.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곧 새우깡을 먹기 위해 갈매기들이 사람들 곁으로 다가왔다.

생각보다 몸집이 좋은 이유는 잘 먹어서 그렇구나.

크기에 놀란 나는 얼른 갈매기 떼들에게서 벗어나 앞으로 향했다.

꿈이 이루어지는 대부리와 집을 지키기엔 너무 깜찍한 강아지

꿈이 이루어지는 대부리.

금방이라도 희망을 파는 상점에 다녀오고픈 기분이다.

이번주는 반드시 로또를 구매해야지.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확신이 든다.

걷기 좋은 바다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외부인으로부터 집을 보호하기 위해 개를 기르는 집들이 많았다.

바다와 함께하는 풍광을 바라보며 열심히 걷다 보면 사람들을 향해 꼬리를 흔드는 개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늘 만난 강아지는 귀엽고 발랄했다.

너는 왜 낯선 나에게 경계를 하지 않는 거니.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랑스러운 존재에게 순간 마음을 뺏겨버렸다.

외부인을 경계하지 않는 강아지는 집 지키기에는 부적합할지 몰라도, 지친 일상에 비타민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남편은 배를 타고 나(해녀)는 바다를 타고 댕겼다

평화로운 어촌마을의 풍경이다.

새벽어업을 마친 배들이 작은 항구에 나란히 모여 있었다.

소란한 새벽을 보냈겠구나.

내가 잠든 깜깜한 밤에도 환한 빛을 내며 그렇게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겠지.

대부리 마을회관을 지나가는 순간.

바로 앞에 그려진 해녀와 옆에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남편은 배를 타고 나는 바다를 타고 다녔다-

정말 멋진 문구다.

그물을 걸어 수확하는 사람과 직접 바다 안으로 들어가서 채취하는 사람이 느끼는 바다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

가장 좋은 이동수단이 바로 나 자신이다라는 것을 당당히 말하는 해녀들의 멋진 포부가 느껴진다.

그 옆을 조금만 가다 보면 과메기를 씻고 계신 어머니분들이 계셨다.

다가가서 인사를 하니 반갑게 받아주셨다.

처음에는 어떤 생선인지 몰라 이름을 물으니 바로 과메기라고 하셨다.

먼바다에서 잡아온 과메기를 배 안에서 급속 냉동한 다음에 뭍으로 가져오면 깨끗하게 세척하고 손질한다.

날이 선선해지면 바닷바람으로 손질된 과메기를 말린다. 그리하여 식탁에서 만나는 쫄깃하고 맛있는 과메기가 되는 것이다.

식탁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지난하다.

낯선 이의 질문에도 자세하게 말해주는 바다사람들의 바다사랑이 여실히 느껴졌다.

앞으로 모든 음식을 감사하게, 더 소중하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마을의 버스정류장이 귀엽다. 영덕사랑 대게사랑.

이렇게 귀여운 버스정류장이 또 있을까.

버스를 탈 예정이 없지만 괜스레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 잡고 싶다.

경북 영덕 안에서 즐기는 모든 트레킹 코스가 포토존이다.

지나가는 동행들을 불러 사진을 찍는다.

사진 못 찍는 사람이 마냥 찍어도 걸작이 나오는 환상의 장소다.

재미나게 걷다 보면 만나는 대게를 격정적으로 들고 있는 동상을 마주할 수 있다.

영덕은 대게사랑이 남다른 곳이다.

감탄을 부르는 장관이다.

여기서 오르막길을 오르면 바로 해맞이공원을 만날 수 있다.


12시가 되기도 전에 일정이 끝났다.

생각만 해도 즐거운 순간이다.

밥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이다.

뷔폐는 언제나 옳다

이미 사람들로 문전성시다.

공사장 인부분들이 입구에 가득 서 계셨다.

이미 맛집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입구에 접시와 함께 보리밥, 흑미밥, 흰밥이 따뜻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보리밥을 맛보기로 한다.

집에서는 자주 못 먹는 아주 귀한 보리밥이다.

한식뷔폐의 내공이 느껴지는 깔끔한 음식 담음새

우렁강된장 쌈밥과 보리비빔밥으로 시작하는 한식의 향연.

구색을 갖춘 반찬들이 깔끔하다.

과하지 않은 반찬수와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는 맛이 먹는 이로하여 금 만족감을 준다.

생선가스와 함께하는 타르타르소스조차 정말 맛있다.

후식으로 준비된 식빵튀김과 떡, 과일샐러드까지.

누구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금일특선 메뉴와 반찬을 보고 눈이 돌았던 자의 가득 찬 뷔폐접시

자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음식을 보고 솟아오르는 식욕을 참을 수가 없다.

금일 특선메뉴로 소불고기와 참치김치볶음, 짜장과 생선가스, 된장국이 기재되어 있었다.

매일 음식이 바뀌는 식당인가 보다.

여기 있으면서 몇 번은 더 와야 하는 식당으로 당첨되었다.

모든 음식에 정성이 더해진 음식을 먹는 것만큼 쉬운 행복은 드물다.

내가 원하는 만큼 배불리 맛나게 먹은 소중한 점심식사였다.


트레킹이 일찍 끝나고 맛있는 식사를 먹고 나니 마냥 배부르고 좋다.

갑자기 배드민턴을 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거절하기에는 하늘이 맑고 기분이 좋다.

차를 타고 영덕구로 향하는 길이 드라이브같이 느껴졌다.

영덕국민체육센터에서 배드민턴 치기

체육센터 앞에 대구지방검찰청과 지방법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운동하다가 감정이 상해 싸울 일이 없는 평화로운 체육센터다.

사람들이 없어서 오로지 방금 찾아온 우리들만의 공간이 되었다.

배드민턴채는 4개, 사람은 6명.

처음에는 가볍게 몸풀기로 1:1 배드민턴 치기를 시작한다.

아주 오랜만에 휘둘러본 배드민턴 채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셔틀콕이 채에 잘 맞지 않는다.

미처 쳐내지 못한 셔틀콕을 주으러 다니다 보면 벌써 체력의 한계를 마주한다.

저질체력의 일인자는 금방 지친다.

다행히 배드민턴 채가 사람의 인원보다 적어서 번갈아가며 쉬면서 몸풀기를 한다.

금방 지친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시간이 만들어졌다.

전문가와 함께 체험하는 드론축구가 재미있다

굉장한 전문가가 이번 영덕 영해 2 주살이 체험인들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장관상까지 받은 분이 드론을 3개나 가지고 오셔서 촬영하는 모습도 보여주시고, 체험할 수 있는 드럼도 가지고 와서 모두가 즐겁게 드론을 체험할 수 있었다.

드론을 조종하는 일이 생각보다 몹시 어려웠다.

위아래를 조정하는 것과 좌우, 전진후진을 따로 하는 것에 부조화를 느낀다.

골대에 골인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오감이 곤두서고 마치 내가 드론인 것 마냥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즐거운 쉬는 시간을 꿈같이 보냈다.

그리고 시작된 3:3 배드민턴 경기에 모두들 열이 올랐다.

아이스크림배 내기는 식어있던 작은 열정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저질체력은 항상 마음만 앞선다.

공만 보고 쫓아가다가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고, 배드민턴 채를 잘못 잡아서 손톱에 부상을 당하는 사람까지 속출했다.

내기는 사람들의 도파민을 폭파시키기 충분하다.

뭐든 적당히 해야 한다.

전혀 아쉽지 않은 패배였지만 즐거운 경기였다.

오랜만에 아련했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친구들은 지금은 무얼 하려나 괜히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숙소가 왠지 모르게 집처럼 느껴진다.

사람들로 북적한 이곳에서는 마음 편히 눕기보다는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 틈에 조심히 자리 잡아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적당한 긴장감이 함께하는 삶 속에 들어온 기분이다.

짧은 트레킹과 맛있는 한식뷔페, 법원 앞에 있는 체육센터에서 치는 배드민턴에서 달달한 맛이 난다.

과메기가 가장 맛있는 계절에 즐기는 영덕 영해에서의 하루가 즐겁다.

아침을 소중하게 시작한 하루라서 저녁 또한 반갑다.

이 귀한 계절을 당신들과 기쁘게 나누고 싶다.


#영덕#뚜벅이마을#뚜벅이#블루로드#트레킹#영해#이주일살기#이웃사촌마을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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