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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의 마음(2)

두 번째로 만나는 정읍, 그리고 엄마가 아닌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

by 천둥벌거숭숭이

처음이다.

오래도록 함께 잘 지내왔지만, 1박 2일 동안 둘이서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서로의 집을 오고 가며 때론 가족보다 더 진한 정을 나누는 친구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좋은 일이 있을 때, 그냥 막연히 이야기하고 싶거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다. 사람들과 함께일 때 유독 말 수가 적은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는 나의 초석.

언제나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아내지만, 그녀의 곁에는 고난과 역경이 함께하곤 했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 멀리서 보면 희극이 된다.

눈물겹게 힘들고 즐거운 일들이 항상 곁에 있는 친구는, 언제나 시트콤 속에 사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아이의 슬픔과 고독을 어렴풋이 조금은 알 듯 말 듯. 완전히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이들보다는 더 알고 있는 사람이 나는 아닐까, 혼자 생각할 뿐이다.

결국 친구의 길었던 연애가 끝이 났다.

그토록 바라던 일이 일어나니, 내 마음이 후련하고 또 안도감이 밀려온다.

나의 예상에 한 치의 오차 없이 행동하는 친구의 전 연인의 행동에 그저 고개를 주억거릴 뿐이다.

이렇게 투명한 사람이었다니, 참 쉬운 사람이었구나. 당신은 최대의 행운을 시원하게 걷어찬 어리석은 자신을 평생토록 후회할 것이다.


뒤늦게 벗겨진 콩깍지의 여파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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