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새해목표는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하는 것
벌써 크리스마스다.
짧지 않은 생을 살아왔지만, 올해만큼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 것은 난생처음이다.
뭘 했다고 지루함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을까.
부지런히 여행을 다녔다. 하나의 용기가 나의 세계를 확장시켰고,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내가 가진 협소한 세계관을 부수는 것이 즐거웠다.
편견이 만들어 낸 색안경을 벗고 보니, 세상에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많고, 고유의 아름다움이 빛나는 곳에 살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거기서 나는 진짜 나를 만났던 걸까.
지극히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매주 꼬박꼬박 희망을 구매하고 언제나 소원은 로또 1등. 아직까지 나의 희망은 모두 기부금으로 쓰였지만 언젠가는 될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언제나 확률은 50 : 50. 되거나 안되거나 둘 중 하나다.
정해진 용돈을 받지 않았다. 다만 준비물이 필요할 때, 친척들을 만났을 때, 술에 취한 아빠가 기분이 좋을 때 받는 용돈을 저금했다. 내 손에 꽉 찬 현금보다 통장에 늘어나는 숫자를 보며 행복한 사람이었다.
대학교에 가자마자 한 것이 모든 은행을 돌면서 통장을 만드는 일이었다. 굴러가는 적금과 펀드는 당장의 주머니를 옥죄었지만, 더 큰 이자로 돌아와 내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빵이 좋아 빵집에서 알바를,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관에서 알바를. 하는 일은 힘들지 않았다. 언제나 사람에 지쳤을 뿐. 그 힘듦을 이기게 만드는 것이 바로 쌓이는 잔고였다.
이자만 보고 찾았던 은행에서 권했던 저축보험에 당했다는 생각은 납기 3년이 지나서였지만, 보험은 중간에 해지하면 원금을 손해 보기 때문에 꾹 참았다. 월에 25만 원 납부는 학생에게 힘들었지만 저축만기 돌려 막기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10년을 버티니 나오는 이자가 400만 원. 그때가 참 좋았던 시절에 받았던 돈은 지금 다 어디로 갔는지.
열심히 일하지는 않았지만 부지런히 모았던 돈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 마음먹었을 때 나를 받쳐주는 든든한 뒷주머니가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릴 적 내 꿈은 한량이었다. 한량은 직업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한량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언제나 쫓기듯 삶을 살아왔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들의 비위를 잘 맞추기 위해서는 눈치를 보며 살아야 했다. 지극히 둔한 내가 눈치를 보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지만, 어쨌든 K장녀였던 나는 언제나 차분하게 도른 자로서 굳건하게 하루를 살아갔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놓고 나를 설계한다. 그렇게 한 이유는 쉽게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다.
설거지하다가 컵을 깼을 때, 분노할 엄마에게 전화해 미리 사건개요를 이야기하고 재빨리 사태를 수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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