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희망과 복수를 담을 수 있는 허구의 말
지루할 틈이 없는 한 해를 보냈다.
1년이 365일이고, 매일 해가 뜨고 지고, 특히나 올해에는 태풍이 오지 않았다.
내가 사는 곳의 대표자가 바뀌었고, 시민들이 믿고 사용하던 통신사와 쇼핑몰에서 대거 정보 유출문제가 발생했다.
약속. 가볍게 시작하지만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에서 주어지는 책임감의 언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일은 태풍처럼 예측불가한 피해로 우리를 덮친다.
하지만 나에게 약속이란, 언제나 허상 같은 존재였다.
기댈 곳 없었던 마음, 불현듯 엄마가 내게 약속을 했다.
네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피아노를 사줄게.
피아노 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부터는 한 번도 피아노 근처에 가본 적도 없는데, 어째서.
그냥 엄마가 피아노를 사주고 싶나 보다 생각했을 뿐,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5학년이 되었을 때, 엄마는 피아노를 사주지 않았다. 워낙 많이 싸웠던 시절이어서 언급조차를 하지 않았다. 훗날 엄마에게 물으니, 그 당시에는 사주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냥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했다.
원하지도 않는 것을 주겠다는 약속 따위는 서로에게 지켜지지 않는 허구의 말.
내가 어릴 적에는 엄마 아빠가 참 무서운 존재였다.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을 궁금해하지 않았고, 동생이 사고를 치면 내가 대신 혼이 나야 하는 존재였다.
기분이 태도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언제나 힘들었다.
그랬던 내가 큰 용기를 낸 순간이 있다.
미술학원이 가고 싶어요.
손으로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좋았고, 교내 사생대회에 출전하면 늘 상장을 받아왔던 터였다.
쉬이 말이 없는 아이가 제 입으로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하니, 적잖이 놀란 부부.
여유가 없으니 일단 한 달만 다녀보고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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