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 생활 지침서
매거진을 처음 만들면서 썼다 지운 글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 때우기에 관한 글이다. 웹툰, 책, 만화, 영화, 드라마, 게임까지 그동안 못했던 것을 몰아서 해보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쓰다 보니 뻔한 글이 됐고 다른 글을 올렸다. 지나고 보니 그때 글을 올렸어도 크게 문제없었을 거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핸드폰을 끼고 사는 건 변함이 없으니까.
퇴사하고 핸드폰을 손에 쥐고 사는 날이 많아졌다. 옛 성현들은 손에서 책을 놓지 말라고 하셨는데 책 대신 핸드폰을 끼고 살고 있다. 핸드폰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든 세상. 어쩌면 나도 핸드폰 중독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핸드폰은 일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새 만렙
핸드폰을 사용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걸 꼽자면 단연 메신저와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번에 메신저와 전화번호부를 싹 정리해버려서 목록에 있는 사람이 줄었다. 원래 많은 사람과 연락하는 편이 아니어서 메신저에 특별한 연락이 오지 않는 편이다. 여자 친구가 있었을 때는 매일 연락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최근에 톡에 뜨는 숫자는 단톡 방에 올라온 글뿐이다. 딱히 연락할 일이 없는 톡은 그냥 노란색 어플처럼 변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클릭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모바일 게임과 유튜브, 브런치다. 한동안 게임에 관심이 없었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한 게임이 있다.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예전부터 무언가 키우는 게임을 좋아했다. 건설하거나 키우거나 경영하는 게임을 하다 보면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든다. 게임을 할 때 두 가지 원칙을 두고 플레이한다. 하나는 현금결제를 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무과금(현금결제를 하지 않고 게임을 하는 경우) 유저들은 어느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회사의 게임은 더 하기 힘들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보다 스트레스가 커서 자연스레 어플을 삭제한다. 그리고 새 게임을 시작한다. 퇴사 이후 게임만 붙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나 역시 작업할 때 게임을 켜놓는다. 자기 알아서 자라는 게임이니 놔두면 알아서 성장한다. 그렇게 플레이하다 보니 내가 만든 계정은 어느새 만렙이 됐다.
가끔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가운데 단판으로 하는 게임과 지속적으로 하는 게임을 번갈아 한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질병이나 사회 문제시하는 행태를 과하다고 보는 편이다. 인간은 누구나 유희를 즐기고 거기에 집중한다.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자투리 시간에 머리를 식히려 핸드폰을 경우가 많고 짧으면 5분부터 길게는 30분 정도 핸드폰 게임을 하고 어플을 끈다. 만원 버스에서 책을 들고 있는 자체가 민폐가 될 때가 많다. 그때 핸드폰은 좋은 출퇴근 메이트가 된다. 퇴사 후에도 핸드폰은 항상 우리 머리맡에 놓여 있다. 대신 잘 때는 핸드폰을 가급적 멀리 뒀으면 한다.
다른 건 없을까?
최근에 핸드폰으로 자주 하는 것 중 하나가 유튜브다. 게임하는 시간 대신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유튜브에 많은 전문가가 들어오면서 잘만 선택하면 동영상 강의를 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핸드폰으로 게임 외에 다른 것들을 하는 사람이 많다. 전에 지하철에서 모바일로 브런치에 글 올리는 분도 봤고 네이버 TV, 카카오 TV를 통해 지난 방송을 다시 보기 하는 사람도 늘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서 정보 습득을 많이 하고 있다. 전문가가 영상 플랫폼에 들어오면서 그 영상을 보는 자체가 한 권의 책을 읽는 효과와 같아졌다. 국방 TV에서 하는 '토크멘터리 전쟁사', 킴킴변호사의 법률 정보,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의 레시피, 기즈모의 전자제품 리뷰 등 양질의 정보를 클릭 한 번으로 배울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겨울서점'과 같은 북튜버의 영상을 통해 책 정보를 얻고 구매하는 방법도 유용하다. 내가 직접 보고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어플이 많다. 최근에 나가고 있는 모임도 모임 어플을 통해 알게 됐고 각종 강의, 여행, 전시회 정보도 전문 어플을 통해 얻고 있다. 심지어 지금 글을 쓰는 브런치도 핸드폰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우리들은 핸드폰을 항상 들고 다닌다. 24시간 붙들고 다니다 보니 없으면 불안한 경우도 간혹 생긴다. 하지만 기왕 쓸 거 100% 활용했으면 좋겠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글 어시스턴트 사용법을 몰랐다. 날씨를 찾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가서 검색하고 동네를 누르고 난리를 쳤다. 이젠 "내일 날씨 알려줘"를 말한다. 핸드폰을 활용하는 데 있어 게임도 좋고 정보 어플, 유튜브 모두 좋다. 당신이 스마트한 만큼 스마트폰도 그 역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