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셋째 주.
가끔 한국에 가면 아빠방 서재에 박혀 한글로 된 책을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다. 한자나 영어의 뜻을 몰라 사전을 찾거나 그냥 모른 척 지나가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은근히 아빠가 사놓은 책들이 내 취향과 맞는다. 재작년 즈음 인가 책 표지에 투명한 물컵이 한잔 그려져 있는 게 시원하니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된 책이 한권 있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추천하는 영양클렌즈 프로그램을 한달 정도 실천한 후 나는 식생활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로 일년에 한번씩 디톡스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고, 천천히 고기나 밀가루 음식을 안먹거나, 유기농 음식을 굳이 찾아서 구입하는 등 많은 변화가 2-3년에 걸쳐서 일어났다.
일주일간의 제거식이 요법을 마치고, 삼주일간의 영양클렌즈를 하고 있는 요즘은 평소보다 훨씬 적게 먹는데 보통 때보다 힘이 더 난다. 그리고 뱃속에선 지금이 기회다싶은지 엄청난 소리와 함께 몸속 구석구석을 열심히 청소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마치 시원한 안마를 받고 났을때같은 개운함이 기분 좋다. 단지 쓰레기같은 음식을 안 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매번 하면서 느낀다. 그리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음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이며,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실감한다.
우리가 건강한 일상을 꾸려가기 위해 알아야 하는 정보는 티비광고처럼 쉽게 주어지지 않으며, 많은 경우에는 굳이 찾아봐도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근래 평소보다 적게 먹고 술과 커피등을 전혀 안하다보니 변화를 감지한 지인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는다. 일주일동안 먹으면 안되는 음식들은 제하며 몸을 준비시키고, 남은 삼주일간 하루에 한끼 고형식, 두끼 유동식을 먹는다는등의 간단한 소개를 하면 모두들 무척 흥미롭게 듣고 와중에는 책을 읽고 시도해 보는 사람도 있다. 깨끗한 물과 음식, 약간의 운동과 하루 12시간의 단식이 몸과 마음에 주는 선물은 매번 할때마다 나를 놀라게한다.
오늘은 클린 마지막 주 화요일.
이번 주 일요일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남자친구는 월요일부터 먹을 음식을 리스트에 적어놓고 같이 마실 와인을 골라놓는다. 브로콜리와 삶은 양배추를 끔찍하게 싫어해서 눈을 감고 거의 안씹고 삼키거나, 커피를 못마시게하니 금단현상이 심했던 첫째주는 이 모든것이 그의 탓이라며 저자를 미워하기도 했다. 그래도 작년의 효과가 좋았던 탓일까 투덜대면서도 같이 잘 해왔다. 일년을 마무리하기 전에 이렇게 몸과 마음을 준비할 수 있어서 참 마음이 좋다. 곧 연말이 되면 파티와 모임으로 약간 느슨해 질 수 있겠지만 그러면 어떠랴, 맛있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짜릿하게 즐기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
책제목:CLEAN
저자:알레한드로 융거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2647410#tab_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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