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춘기 11화
어릴 때부터 엄마가 싫었던 건 아니었다.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머리가 커지면서 엄마의 과거사가 지긋지긋했을 뿐.
하지만 철없던 마음이 박제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다.
시장귀퉁이 작은 밥집 안 셋방. 그곳이 사랑의 중학생까지의 터전이었다.
몇 번이나 집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가봐야 지낼 곳이 없었다.
그렇다고 비행할 수도 없었다.
사고 후 뒤처리를 엄마가 감당하기엔 우리 집은 너무나도 가난했다.
어디든 해방구가 없었다. 가난은 사랑의 삶을 옭아맸다.
엄마는 어릴 때 부잣집에서 살았다고 했다.
가끔 엄마가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들을 이야기할 때면 사랑은 울컥하면 속이 뒤틀릴 때가 많았다.
엄마는 외할아버지의 재산상속을 포기하며 사랑을 키우기로 결심했다. 할아버지댁에선 사랑이 고등학교를 올라갈 때 유학제안을 했다고 하지만, 자존심하나로 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엄마는 그것도 거절했다.
'나는 한국을 벗어나고 싶었는데..'
아니 엄마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그렇게 놓치게 되었다.
엄마를 미워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사람들의 진심 어린 인정과 사랑, 관심에 목마른 나.. 하지만 엄마의 관심은 지난한 과거사에 머물러있었다.
바보 같은 과거는 모두 엄마의 선택이었음을 엄마는 모르는 걸까?
엄마는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의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지겨웠다.
그냥 다 털고 행복하게 지내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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