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의 밤

마음의 허약한 맥박

by 김틈


밤은 수직으로 꼿꼿하다

깊다.

아래로

밤의 바닥까지 가라앉으려 숨을

참으면

하얗게 낮에 닿는다.


슬픔도 위아래로 이어진다.

바닥이 기쁨인 아이러니

기쁨을 딛고서서 운다면

슬픔을 딛고서서 웃을 수 있다.


깊다는 말은

무게를 가진다.

내게서 네게로 떨어지는

눈물은

다시 너를 울리는 만유인력


이 밤에

기다리는 것은

그래서 위와 아래의 문제

한몸인 아래와 위의 해답


너를 기다리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지구의 한 가운데 같은 중력의 아이러니

떨어지다 올라가고 다시 떨어지고 또 올라가는

캄캄한 깊이

캄캄하게 밝고

캄캄하게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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