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약속

약속

by 김도화

아무런 말도 없이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가슴에 나무를 심는다

겨울이 아니어도 황량한 들에

불꽃이 피는 나무를 심는다

한 마디 말은 없었다

사랑했다, 혹은 사랑한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기약 없는 이별대신 꽃을 피우고

떠나버린 사람들은

소리 없는 언약대신 바람을 피워내

불꽃이 피는 나무를 심는다

한 마디 말은 없었다

기다린다, 혹은 기다렸다


가슴에 이는 불꽃은 얼음보다 차다

그래도 우리, 한 마디 말은 없었다.

사랑한다, 혹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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