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닮은 새
지금 혼자인 것이 쓸쓸하지 않는 것은
단지
하늘에 별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순간이라고
꽃잎이 지는 일이 어이 아니 서러우며
까마득히 지워질 이름이라 하여
가슴에 새겨진 그리움이 어이 아니 슬프더냐
아주 가버려
영원히 흔적 없이 사라질 인연이라면
심장이 흔들리고
시선도 흔들리고
견디다 못한 뒷걸음조차
후두둑 흔들려도
부드러운 격분으로
내쏘이는 입김이야 어이 아니 따스하랴
지붕마다 내리치는 달빛 소리에
더러는 새벽잠을 설치는 혹시
혹시 저, 바람을 닮은 새
그게 바로 당신이 아니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