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
바람 속을 걸으면 왠지 멀미가 난다
울렁거리는 것이 가슴인지
미련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형체도 없는 얼굴로 다가오는 기억들이
삼킬 수 없는 구토처럼 목구멍에 걸리면
편린의 일면들은 언제나 슬픈 표정이다
세월 속엔 우린 나이를 먹어가고
하늘의 별도 우리를 따라 나이를 먹어가고
가슴의 추억도 하나 둘, 나이를 먹어 가는데
인생은 왜 초라하고 외로운 것일까?
추억할 수 없는 그리움이란 애초
사막에 버려진 가여운 꽃
사랑이 아름답다 말하지 마라
이별이 아프다고 말하지 마라
다만, 삼킬 수 없는 응어리라면
차라리 건들지 말 것
조용히 고개 들어 하늘을 보고
바람을 피하지도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