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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화 Jun 06. 2018

37.멀미

멀미


바람 속을 걸으면 왠지 멀미가 난다

울렁거리는 것이 가슴인지

미련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형체도 없는 얼굴로 다가오는 기억들이

삼킬 수 없는 구토처럼 목구멍에 걸리면

편린의 일면들은 언제나 슬픈 표정이다

세월 속엔 우린 나이를 먹어가고

하늘의 별도 우리를 따라 나이를 먹어가고

가슴의 추억도 하나 둘, 나이를 먹어 가는데

인생은 왜 초라하고 외로운 것일까?     


추억할 수 없는 그리움이란 애초

사막에 버려진 가여운 꽃

사랑이 아름답다 말하지 마라

이별이 아프다고 말하지 마라

다만, 삼킬 수 없는 응어리라면

차라리 건들지 말 것

조용히 고개 들어 하늘을 보고

바람을 피하지도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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