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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화 Jun 22. 2018

43.사랑을 위한 독백

사랑을 위한 독백


너와 나

사랑을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사랑에 목말라 울던 때가 있었지

너는 나의 이름을,

나는 너의 이름을,

목메며 흐느껴 부르다 잠들 때가 있었지    

 

하르라니 비가 오던 밤에도 

하르라니 꽃잎이 지던 밤에도

사랑을 위해 태어난 모든 시간들은 

눈부시게 황홀하고 아름다웠지


별이 지는 하늘로 목마를 태우고 사라진

신화 속의 이야기처럼

사랑을 위해 태어난 너와 나는 행복했었지     


너와 나

이별을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이별에 가슴 아파 울던 때가 있었지


너는 나의 흔적을,

나는 너의 흔적을,

애타게 헤매다 지쳐 쓰러진 때가 있었지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기억의 조각들

바람이 어루만지는 손길에도

부르르 가슴은 떨리고

심장 속에 남은 밀어들은 마침내 녹아버렸지     


너를 기다리는 하루가 길고 아파서

기억을 쪼아대던 부리는 온통 생채기뿐

너와 나

긴긴 이별의 시간보다

사랑의 순간이 더 아프다는 걸

먼 훗날, 어느 날에야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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