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일기장

김성철

투박했다

손도 면도칼도 깎아 준 연필심도

날렵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촌 누이들에게 물려받은 옷은 죄다 컸다

소매를 접으면 밑단이 풀렸고

밑단을 접으면 무릎이 발목에서 

부풀었다


소매 접은 손으로 일기를 썼고

밑단 접은 발로 계단과 학교를 끄시고 다녔다


엄마는 오늘도 늦으신다


일기장 글씨는 늘 굵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