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사랑의 시
초에 불을 켠다
어둠을 끄기 위해서가 아니다
어두운 밤길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촛불을 켠다는 건
상처의 가슴에 등을 켜는 것
조용히 등을 켜고
침묵의 말로 묻는 것
아프냐고
아프구나
촛불을 켠다는 건
어둠 속에 웅크려 숨죽여 울고 있는
네 슬픔의 어깨를 말없이 껴안겠다는 것
파묻은 절망의 얼굴을 살포시 들게 하겠다는 것
촛불을 켠다는 건
점으로 박힌 그 얼굴의 못자국을 비추겠다는 것
그 못자국 하나 하나에 따스히 입맞추겠다는 것
그리곤 네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겠다는 것
별이 어둠을 끄기 위해 돋아나지 않듯
오히려 어둠을 어둠이게 하기 위해 피어나듯
상처의 등에 켠 작은 불꽃에
환해진 상처의 풍경
밖으로 난 기다림을 향해 그저 기다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 안으로 난 그리움의 길로
천천히 너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오늘밤 초에 불을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