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쓴 일상과 사랑의 시
-이창훈
신은
저 먼 하늘에 있지 않아
당연히 있어야 할
신이란 어디에도 없어
맨바닥에 엎드려
누군가를 기다리며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의 길에 대해 기도해 본 자만이
신이 될 수 있지
밟고 밟히며
닳고 닳으며
누군가의 발이 되어
먼 길을 돌고 돌아 본 자만이
저물 무렵
집으로 돌아와
문과 길, 경계에 서서
자신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잊는
누군가의 고단한 잠을 위해 꿈을 위해
다시 걸어갈 함께 걸어갈
길의 새벽에 대해
불을 꺼뜨린 어둠 속에서 한밤내 빌어 본 자만이
신이 될 수 있지
비로소
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