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쓴 그리움의 시
-이창훈
너를 보내는 것이
내 사랑이어야 한다면
그 길을 걷겠다
지워졌지만 가슴에 새겨진 그 번호
전화 걸지 않겠다
보고 싶어 찾아가던 그 집 앞
아직도 서성거리는 모든 발걸음을 거두겠다
나여야만 한다고 믿었던 네 곁에
나 아닌 누군가가 있어
나에게 기댔던 것처럼 네가 기대고
나를 보던 것처럼 네가 그윽히 바라본다면
그 사람 그 사랑 기꺼이 축복하겠다
너를 보내는 것이
너를 사랑하는 길이라면
너를 진정 사랑하는 길이
너에게서 떠나가는 것이라면
그 길을 가겠다
정말 오래 오래 전에 써두었던
세 번째 시집에도 실었던
그리고 이 브런치에도 한 번 옮겨 두었던
그럼에도 이 겨울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더 갈무리해 두고 싶은
'사랑의 길'